- 고리 3·4, 신한울 이어질 듯
- “주민안전 대책 등 계획 없이
- 文 정책 뒤집기 급급” 비판
내년 4월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과는 반대로 ‘계속 가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원전 확대 공약을 내건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사실상 수명 연장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핵폐기물 처리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도 않은 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폐기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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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원전 1호기 전경. 국제신문 DB |
원안위는 한수원이 고리 2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지난 4일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수천 페이지 분량의 해당 보고서는 ▷주기적 안전성 평가 ▷주요 기기 수명평가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 등 크게 3가지 서류로 이뤄졌고, 총 14개로 나눠진 세부 사항에는 고리 2호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이번에 제출한 보고서는 애초 지난해가 제출 시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고리 2호기와 관련해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 외에 ‘경제성 평가 지침’도 추가로 마련할 것을 주문하면서 한수원이 원안위에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 시한을 1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원안위는 해당 보고서를 검토한 뒤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원전업계 안팎에서는 ‘수명 연장’으로 결론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탈원전 폐기’를 연일 강조하는 데다 한수원 역시 이에 동조하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번 보고서에 ‘일부 설비만 개선하면 고리 2호기의 설계 수명이 끝나도 계속 운전이 가능하다’는 평가 결과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안위가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면 그 결정을 신호탄으로 ▷고리 3·4호기 등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다른 원전의 계속 운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목표치 하향(30%→20~25%) 등이 연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고리 3호기는 2024년 9월, 4호기는 2025년 8월에 수명이 끝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달 24일 비공개로 진행된 인수위 업무보고 때 문재인 정부 탈원전 로드맵의 실질적 폐기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원전 산업 부흥’만 앞세울 뿐 가장 중요한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나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에 대한 안전 대책 등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부울경의 원전 밀집도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원전 확대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