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법 개정 정부에 요청했지만
- 수협 “독립성 침해” 거센 반발에
- 법 개정 전면 중단 … 사업 철회
- 재산권 40년 묶어 공공성 확보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주체가 ‘부산시의 일정 지분 참여’에서 ‘기존 공동어시장 출자 수협 진행’으로 다시 변경됐다. 민선 7기 시정 이후 2년 이상 끌어온 공영화 협상이 지난해 무산된 이후 시가 어시장에 일정 지분을 투자해 조합과 공동운영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또 한번 사업 방식이 변경된 것이다. 대신 시는 1700억 원의 국·시비가 투입되는 만큼 공공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중앙도매시장을 개설, 어시장을 간접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공동어시장 공영화 논의 무산 이후 시가 현대화사업을 진행하기 앞서 어시장 출자 5개 조합의 지분 20~40%를 매입 후 공동운영하는 형태로 추진했지만, 이에 선행되는 법 개정이 불가한 것으로 보고 지분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1729억 원의 국·시비가 들어가는 현대화사업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어시장의 일정 지분매입 및 별도 공공출자법인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위한 수협법과 농안법 개정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 이에 해수부는 법 개정절차에 앞서 관련법 이해 당사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진행이 필요치 않다고 보고 모두 중단한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수협 등의 지분을 매입하려면 복잡한 법 개정이 필요한 반면 일부 지분으로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수산업 종사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협중앙회는 지자체가 지분을 사들여 단위 수협 경영에 참여할 길을 열어주면 독립성을 침해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법이 바뀌면 부산시는 물론 타 지자체에서도 수협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비전문가인 지자체가 수산업 지원은 물론 경영에도 참여하면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수협중앙회가 기존 조합의 지분을 최대 30%까지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분 참여 대신 현대화사업 후 5개 조합의 재산권을 40년 동안 묶고 중앙도매시장 개설 후 관리사무소를 두면서 위판 수산물 가격을 통제한다면, 직접 공동어시장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강도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와 공동어시장 지분 출자 조합은 지난해 7월 ▷보조금으로 취득한 시설 처분제한 기간(40년) 준수 ▷시설물 처분 제한 기간 내 건물·토지 무상임대(어시장 법인→부산시) 조건에 합의(국제신문 지난해 8월 3일 자 14면 보도)한 바 있다.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40년 후에는 건물과 시설 가격이 ‘0’원이 돼 조합은 재산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다.
이 같은 모델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과 비슷하지만 일각에서는 관리사무소가 가격 통제력보다는 시설 관리 수준에만 그쳐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 김유진 해양농수산국장은 “법 개정이 안돼 시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40년 동안 조합의 재산권 행사를 막은 데다, 법을 바꾸지 않고도 시가 중앙도매시장을 개설하는 형태로 공동어시장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