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정례회의에서 1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동결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금통위는 퇴임을 앞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다. 한은은 최근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 수준인 1.25%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 단어가 73차례나 등장했다. FOMC 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지표가 계속해서 연준 장기 목표치(2%)를 크게 상회하고,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연준의 금리인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3월 15, 16일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거나, 남은 7차례 FOMC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은이 지난 3일 공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66차례, ‘물가상승’이라는 단어는 27차례, ‘물가’는 156차례 언급됐다. 당시 회의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 금통위도 물가관리를 위해 1월에 이어 깜짝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금통위가 지난해 두 차례, 지난달 한 차례 등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으니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며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고 ‘인상’ 소수의견이 1, 2명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 상승과 빨라진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 금리 등을 고려하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