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국세청

국세청이 운영하는 ‘홈택스’ 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보안 오류가 생겨 821명의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세청은 서비스를 개통한 이후 무려 사흘이 지난 뒤에야 오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운영하는 전산 시스템에서, 그것도 카드사용액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국세청은 27일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오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는 지난 15일 오전 6시 개통 당시부터 민간인증서 간편인증 과정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공동인증서나 민간인증서를 통해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인증서로 인증을 해도 로그인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오류가 나타난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로그인 절차를 거친 뒤 가족관계, 의료비 지출, 카드사용액 등 연말정산 자료를 모두 조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세청은 오류 사실을 18일 인지해 당일 오후 8시부터 3시간가량 민간인증서 로그인을 차단한 뒤 수정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사흘에 걸쳐 개인정보가 노출된 뒤였다.

국세청은 시스템 오류가 있던 사흘간 이용자 인적 사항과 인증 시 인적 사항이 다른 사례가 총 821건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적어넣고 자신의 인증서로 로그인해 자료를 조회한 사람이 821명이었다는 의미다. 결국 821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이다. 국세청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개시 이전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 지를 추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타인에 의해 자료가 조회된 821명에 대해 서면·이메일·전화 등을 통해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개별 통지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재발 방지책도 마련한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개인정보보호검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전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관리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납세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