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부산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사에 추진 중인 롯데타워. 현재 백화점·엔터테인먼트·아쿠아몰동이 완공돼 영업 중입니다. 랜드마크인 롯데타워동은 터파기 공사만 끝난 상태.

최근 부산시와 롯데그룹이 타워동의 높이와 입주시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20여 년 전 계획대로 호텔· 업무공간·콘도미니움이 포함된 107층(510ｍ) 높이의 복합관광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

반면 롯데 측은 “2019년 부산시와 놀이·관광시설 위주의 380m 전망타워를 짓기로 합의했다. 이제와 설계를 변경하라고 해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뉴스레터 ‘뭐라노’가 살펴봤습니다.

롯데타워 예정 부지. 오찬영 PD

롯데타워의 역사는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시는 1996년 옛 부산시청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합니다. 롯데그룹은 높이 500m가 넘는 타워동을 포함해 ‘롯데타운’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합니다.

타워동 최초 설계안에는 전망대·호텔·콘도·업무시설이 포함돼 있습니다. 롯데 측은 한때 주거시설(아파트)도 포함하려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제외했습니다. 현재 롯데타운 가운데 백화점·엔터테인먼트·아쿠아몰동은 완공된 상태. 반면 롯데타워동은 2013년 터파기 공사가 끝난 이후 2018년까지 진척이 없습니다.

부산시는 오거돈 시장 시절이던 2019년 롯데 측과 타워동의 높이·입주시설 조정에 합의합니다. 이때 높이는 510ｍ에서 380ｍ로 변경됩니다. 입주시설도 호텔 업무시설 콘도가 빠지는 대신 판매(저층) 놀이(중층) 전망대(고층)가 차지합니다. 당시 오 시장은 “롯데의 ‘통 큰 결정’”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오거돈 전 시장 2019년 기자회견] “롯데타워는 전망대, 수목원 등의 공중정원을 콘셉으로 하는 관광앵커시설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시민들이 우려했던 주거시설을 전면 배제하는 통 큰 롯데 측의 결단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산시는 최근 롯데 측에 “107층 높이의 타워동 건립계획과 구체적인 일정을 제출하라”고 요구합니다.

[이영찬 부산시의회 의원(11월 4일 부산시의회 질의)]“롯데타워가 당초 계획대로 107층의 랜드마크로 건립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작년에 행감할 때도 부탁을 드렸는데...“

[김형찬 전 부산시 건축주택국장(11월 4일 부산시의회 답변)] “당초에 계획했던 107층 초고층 규모의 건축물을 원안대로 추진할 것에 대한 주문이고. 최근에 롯데 측에 통보를 해서 구체적인 사업 일정 계획을 제출하라고 촉구한 바가 있습니다.”

지난달 4일 부산시의회에서 답변중인 김형찬 전 부산시 건축주택국장. 부산시의회 제공

그러자 롯데 측은 “타워동의 구체적 디자인을 내년 1월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107층 복합관광시설이 아니라 전망타워 형태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 “2019년 1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언론 브리핑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전망타워 디자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은 일단 아직까지는 나온 게 없어서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전망 타워로 세부 실행 계획서를 작성 중이고….”

[김필한 부산시 건축주택국장] “김형찬 (전) 국장이 있을 때 107층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얘기한 것이, 애초에 초고층 원도심의 랜드마크 건축물 그 정도의 규모의 범위 내에서 추진하도록 우리 부산시의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겠나 싶습니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해놓고 콘텐츠를 집어넣어서 건축물이 활성화 되거나 현상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들어와야 되는데, 입점 업체도 없다든지 이렇게 하면 자기들 입장에서는 좀 낭패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에 사업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가다듬어서 연말 연초에 기회가 닿으면 면담을 통해서 정확한 의도를 파악을 하고자 합니다.”

김형찬 전 국장이 부산시의회에서 답변한 시점은 롯데그룹이 이미 전망타워 계획안을 만들고 있던 때입니다. 타워동을 107층 복합공간으로 지어야 한다는 부산시와 2019년 합의에 따라 전망타워로 추진하겠다는 롯데그룹. 과연 롯데타워동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뭐라노’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찬영 PD chxxyxx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