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 테이퍼링 속도전 우려
- 코스피 장중 2900선까지 밀려
- 원/달러 환율 1180선 턱걸이
- 한은 “높은 물가상승률 지속”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에 국내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거듭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상승 출발했다가 다시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11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25포인트 내린 2924.92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5년 만에 소비자물가 최고상승률을 기록한 중국에 이어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2% 상승률을 나타냈다.

11일 코스피 지수도 장중 한때 2903.72까지 떨어져 2900선을 위협했다가 낙폭을 줄이며 전 거래일보다 5.25포인트(0.18%) 내린 2924.92에 거래를 마쳤다. 또 코스닥은 4.90포인트 오른 992.65에 마쳤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오른 1186.0원에 개장해 1186.9원까지 올랐다가 전날보다 0.1원 내린 1180.8원으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서두르고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 또한 커진다.

미국이 달러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 달러 가치는 높아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진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하락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올라 전체 물가를 상승시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돼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공급 병목 현상이 해결되더라도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요인 또한 남아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과 금리 등 금융시장도 인플레이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한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물가 오름세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한은과는 물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KDI는 이날 ‘경제 전망’을 통해 “현재 근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할 때 요즘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장기화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KDI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