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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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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출생 100년을 맞아 롯데그룹은 최근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나남)를 발간했다. 이 회고록은 신 창업주의 유일한 회고록으로, 롯데그룹이 신 창업주의 생전 회고를 바탕으로 신동빈 롯데 회장, 원로 기업인들이 세부 사항을 보강했다. 국제신문이 7일 살펴본 회고록에는 당시 경남 울산에서 태어난 신 창업주의 고향 사랑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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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생전에 고향인 울산 둔기리를 방문했던 모습(연도미상).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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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 창업주는 회고록에서 각별한 야구 사랑을 드러냈다. 1971년 1월 일본에서 롯데 오리온스(훗날 지바 롯데 마린스)를 출범시킨데 이어 1975년 5월 실업팀으로 한국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창단했다. 신 창업주는 “최동원이라는 투수의 맹활약으로 실업야구에서 우승한 터라 프로야구단으로 전환해도 우승 가능성이 커보였다”며 1982년 롯데 자이언츠를 프로 야구단으로 전환했다. 그는 “남두오성(南斗五星)이라 불리며 맹타를 휘두른 다섯 강타자는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이종운 전준호였다. 지금도 나는 그들이 롯데 우승(1984년, 1992년)을 일군 영웅이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의 고향 사랑은 호텔 사업을 확장하면서 드러난다. 신 창업주는 1979년 8월 경남 마산 장군동에 있는 크리스탈호텔을 인수했다. 적자였던 이 호텔은 그가 인수한 직후 흑자로 돌아섰고 1980년대 객실이 모자랄 정도로 호황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수출자유지역 내 일본 기업들이 철수하자 마산 경제가 급격히 위축됐고 2001년 6월 폐업한다.
지역에서는 이 호텔 인근 도립 마산의료원을 확장하기 위해 신 창업주에게 이 호텔 기증을 요구했다. 그는 “지방도시일수록 충분한 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고민하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현재 크리스탈호텔은 철거됐고 부지는 인근 마산의료원 부지로 편입돼 마산의료원 확장에 들어갔다. 마산의료원은 경남 지역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담 병원이다.
신 창업주는 크리스탈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롯데호텔 체인화에 착수했고 그 실질적 대상을 부산으로 삼는다. 그는 “부산은 스무 살 나이에 청운의 꿈을 안고 집을 나와 부관연락선을 탔던 곳이다. 내 꿈의 출발지인 부산에서 뭔가 뜻 깊은 일을 벌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1984년 5월 옛 부산상고 부지인 서면에 부산롯데호텔㈜을 설립했다. 신 창업주는 “내가 부산에 짓고자 한 것은 호텔, 백화점, 면세점, 스카이프라자 등이 모두 포함된 복합공간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부산 롯데월드’로 정했다”고 밝힌다. 서울 롯데호텔을 지을 때처럼 설계, 시공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를 선정했다. 그는 “누가 봐도 부산의 명물이요 랜드마크가 아닐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울산시가 1990년대 후반 호텔 설립을 강력하게 요청해오자 그는 남구 삼산동 일대에 ‘롯데호텔 울산’을 세우고 이 호텔에 갈 때마다 울산 중동에 있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의 기념관과 생가에도 들렀다고 한다.
신 창업주는 1962년 8월 일본 신문에서 한국의 천재소년(조치훈 9단)이 ‘일본 바둑계의 구도자’로 불리는 기타니 미노루 9단의 문하생으로 입국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국제신문(당시 국제신보) 이준상 도쿄 특파원을 통해 6세였던 조치훈 9단을 만났다. 이 특파원은 조치훈 9단과 친형 조상연 프로기사를 송년 모임에 데려왔고 이 일은 신 창업주가 이들 형제의 생활비로 매달 2만 엔(롯데 중견 간부 월급)을 후원한 계기가 됐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