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도 불확실성 털고 상승
- 한은 기준금리 인상 압박 커져
- 신흥국 자금 유출도 불안 요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을 발표했으나 예상에 부합한 결과인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나타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테이퍼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압박으로 최근 부채가 증가한 가계와 기업 부담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매월 150억 달러(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 50억 달러)씩 자산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매월 국채 8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 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이번 테이퍼링 실시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도입한 양적완화 정책 기조의 변화를 20개월 만에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번 FOMC 결과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소화되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단 글로벌 물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필요하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침과 함께 국채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긴급 바이백(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박종석 부총재보 역시 내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증시 역시 일제히 오름세로 마감했고,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51포인트(0.25%) 오른 2983.22로 장을 마쳤다.
다만 테이퍼링으로 국내 금리 인상 압박이 강해지면 가계와 기업 부담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테이퍼링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의미하고, 일정 기간 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연동되는 것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서 채무 부담이 커지고, 코로나19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서민과 중소기업,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대출이 늘어난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한 신흥국들이 테이퍼링에 따라 자금 유출로 불안해지면 위험이 전염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 차관 역시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의 리스크 요인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환율은 FOMC의 완화적 결과에 3.1원 내린 1178.5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1177.0원까지 떨어졌으나, 역외에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전날 종가보다 1.0원 오른 달러당 118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거래를 마쳤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