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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 성공 이래서 가능했다 <4> 중국의 치밀한 사전 전략

전시장부터 짓고 유치 올인…정부 지원 덕 역대급 성공 찬사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1-09-27 19:48:01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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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등 SOC 체계적으로 준비
- 도심 한복판 행사부지 첫 사례
- 새 아파트 주며 주민 이주시켜
- BIE 총회 7년 전 연구팀 결성
- 처음으로 개도국 엑스포 따내
- 관람객·참가국 사상 최대 행사

‘1810만 명(하노버) vs 7300만 명(상하이)’.

2000년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엑스포와 2010년 중국에서 개최된 상하이엑스포의 최종 관람객(누계 기준) 수다. 불과 10년 사이에 무려 4배의 차이가 난 관람객 수는 두 엑스포의 흥행 여부를 갈라놓은 핵심 요인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상하이엑스포는 지금까지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주관한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가운데 가장 성공한 행사로 평가받는다. 두 엑스포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의 엑스포 유치 의지와 전폭 지원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다.
   
2010 상하이엑스포 행사장에 설치된 ‘중국관’ 전경. 엑스포 전시장이 상하이시 중심에 있는 황푸강(黃浦江) 주변에 건설됐다. BIE 제공
■개최지 선정 전 SOC 구축 완료

상하이엑스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매우 아쉽고 뼈아픈 행사로 기억되지만, 세계박람회 역사에서는 많은 기록과 의미를 남긴 행사로 평가받는다. 앞서 전남 여수는 201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일인 2002년 12월 4일 BIE 총회에서 결선(4차) 투표까지 올라 상하이와 맞붙었으나 34 대 54로 분패했다.

   
2010 상하이엑스포 행사장의 ‘한국관’ 입구. BIE 제공
27일 BIE와 부산연구원 등에 따르면 상하이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첫 세계박람회다. 특히 ▷관람객 수 ▷참가국 수(192개국) ▷총투자액(인프라 포함 50조 원 추정·IBK투자증권 등 국내외 기관의 분석 기준) ▷전시장 면적(5.28㎢) 등의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역대급 성공을 거둔 상하이가 2002년 12월 4일 개최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오성근 집행위원장은 “엑스포는 막대한 비용과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정부의 유치 의지나 지원, 범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결코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와 부산시도 효과적인 준비와 전략적인 유치교섭 활동을 통해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는 개최지로 선정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강화 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개최지 선정 1년 전인 2001년에 이미 엑스포 전시장과 교통 인프라(상하이 지하철 7호선 등) 구축을 사실상 완료했다. 탄탄한 SOC 인프라가 초대형 국제 행사의 유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사전 작업에 나선 것이다. 상하이와 맞붙었던 여수가 유치에 실패한 요인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시장 인프라 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엑스포 전시장을 상하이시 중심에 있는 황푸강(黃浦江) 주변에 지은 것도 중국 정부의 유치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상하이엑스포는 세계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시 중심지를 행사 부지로 활용한 사례였다.

중국 정부는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빈민 지역이었던 황푸강 주변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황푸장 주변 중공업 단지를 교외 지역으로 이전시켰고, 인근 주민 1만8000여 명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신규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당근’을 제시했다. 이는 주민의 호응을 이끄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제 선정 위해 별도 연구팀 결성

주제 선정 과정에서도 중국 정부의 유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상하이엑스포의 주제(메인 테마)는 ‘보다 나은 도시, 보다 나은 생활(Better City, Better Life)’이다. 소주제는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 혼합 ▷도시의 경제성장 ▷도시의 과학과 기술혁신 등이다. 메인 테마와 소주제는 BIE 회원국으로부터 ‘세계 도시화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BIE 사무국도 상하이 선정 직후 “과밀화 등으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BIE로부터 호평을 받은 상하이엑스포의 주제는 상당히 일찍 정해졌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산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상하이시는 1995년 5월 주제연구팀을 결성해 테마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2002년 12월 4일 BIE 총회가 열리기 무려 7년 전이다. 부산연구원 김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역대 박람회의 주제를 분석 및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의 발전과 실천에 적합한 키워드를 찾았다”며 “그 결과 ‘도시’와 ‘문명·문화’ 등의 주제 유형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시민을 비롯한 중국 국민의 단합된 유치 열기도 당국의 전폭 지원과 맞물려 엑스포 유치 성공을 뒷받침했다. 오성근 집행위원장은 “하노버엑스포와 상하이엑스포는 세계박람회의 성공 요인을 따질 때 굉장히 중요한 사례로 거론된다”며 “결국 지역 및 국가의 호응도가 엑스포 유치나 행사 진행의 성공을 좌우하는 잣대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하노버엑스포가 열리기 전 독일 정부는 4000만 명의 관람객을 예상했다. 하지만 1800만 명대에 그쳤다. 이는 독일 정부가 하노버시민과 자국민의 적극적인 지지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2010 상하이엑스포 개요

선정일

2002년 12월 4일

개최기간 

2010년 5월 1일~10월 31일

주제 

‘보다 나은 도시, 보다 나은 생활’

의의 

개도국에서 열린 첫 세계박람회

전시장 면적 

5.28㎢

참가국 

192개국

관람객(누계) 

7300만 명

총투자액 

약 50조 원(추정치)

※자료 : 국제박람회기구, IBK투자증권 등


◇ 상하이엑스포 유치 성공 요인

SOC 인프라 

개최지 선정 1년 전 전시장 및 교통 인프라 구축

시 중심지 개발

황푸강 빈민 지역 개조. 주민 1만8000여 명에 이사비 지원

체계적인 주제 설정 

1995년 주제 연구팀 결성. 
역대 엑스포 주제 연구

범국민적 열기 

이사비 등 정부의 전폭 지원으로 국민·시민 지지도 제고

※자료 : 국제박람회기구·부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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