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겹쳐 절반 휴관
- 영세한 위탁점 존폐 위기
‘한국 영화 1번가’로 군림했던 부산 중구 남포동 극장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몰락 위기에 처했다.
26일 업계 정보를 종합하면 남포동에는 총 4개 영화 상영관(스크린 18개)이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무기한 휴관 중이다. 5개 스크린을 보유한 부산극장 신관은 지난 2월부터, 2개 스크린을 갖춘 CGV 남포는 지난 4월부터 각각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에 다수 극장이 임시 휴관을 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장기 휴관에 들어간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남포동 극장가의 ‘맏형’ 격인 부산극장도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부산극장이 위탁점으로 경영했던 부산 서면의 ‘CGV 대한(대한극장)’은 지난해 42년 만에 폐관했다. 휴관 중인 이 영화관들이 운영을 재개하지 못하면 남포동 극장가는 더욱 쇠락의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영화관은 주변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남포동 극장가는 1998년 이후 대기업 자본의 멀티플렉스 공세에 크게 한 번 위축됐고 주변 상권이 쇠퇴하면서 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영화관은 밀폐·밀접·밀집의 온상으로 지목됐고 관람객이 급감했다. 지난해 영화관 매출은 70% 이상 줄었다. 대기업 멀티플렉스도 회사마다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직영점, 위탁점으로 운영되는데 위탁점은 중소기업 또는 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휴관 중인 부산극장 본관, CGV 남포는 위탁점이다. 위탁점은 직영점과 달리 동백전 사용이 가능하다.
위탁점은 지역 업체나 개인이 운영하므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곳이다. CJ CGV 위탁점인 ‘CGV 해운대’ 임헌정 대표는 “위탁점은 고용, 세금 납부 등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많다. 영화관 면적이 넓고 매출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에서 항상 소외돼 있지만 비싼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고 인건비 지출이 많아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문관규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는 “CJ CGV나 롯데처럼 대기업 자본도 흔들리는데 영세 자본은 더욱 심각하다. 시장에만 맡겨 놓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극장이 한 번 문을 닫으면 다시 여는 것은 힘들다. 중요한 문화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중구청은 “근거 법규와 조례가 없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 영화 산업은 19세기 말 시작됐고 유럽과 미국 영화가 일본을 거쳐 남포동으로 유입됐다. 남포동에는 1900년대 초반부터 극장이 있었으며 인근 영주동에는 국내 첫 영화사인 조선키네마주식회사도 운영됐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리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부산 중구 남포동 극장가 현황 ※자료 : 업계 종합 |
명칭 |
대표자 |
스크린 수 |
상황 |
비고 |
부산극장 본관 |
연모 씨 |
4개 |
운영 |
1937년 개관 |
부산극장 신관 |
김모 씨 |
5개 |
2월부터 휴관 |
옛 제일극장 |
CGV 남포 |
(유)국도타운 |
2개 |
4월부터 휴관 |
옛 국도극장 |
롯데시네마 대영 |
롯데컬처웍스 |
6개 |
운영 |
옛 대영극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