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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 성공 이래서 가능했다 <3> 밀라노 ‘지속 가능성’ 통했다

선입견 깬 주제 ‘식량’ 대성공…친환경 대형 전시관도 호평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1-09-13 19:59:50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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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비만 등 인류 양극화 반영
- 당면 과제·대안 제시로 유치 따내
- 메인 테마·소주제 매칭 잘된 사례
- 과일·채소로 표현한 마스코트도
- 폐막 후 부지, 과학기술공원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주관하는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는 원칙적으로 ‘상업성’을 지양한다. 지구가 당면한 공통 과제를 논의하거나 인류 발전과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는 성격이 짙다. 이런 기류는 170년에 달하는 엑스포 전체 기간(1851년 런던엑스포가 시초) 중 비교적 최근 시점인 19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개최국이나 글로벌 기업의 경제·문화·사업 등을 홍보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러한 ‘가치’ 중심의 기류 변화를 주제에 명확히 담아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15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엑스포다.
   
2015 밀라노엑스포 행사장에 흰색 조형물로 설치된 ‘이탈리아관’. 국제박람회기구 제공
■“‘지속 가능성’ 주제 개발 중요”

13일 BIE에 따르면 밀라노는 2008년 3월 31일 제143차 BIE 총회에서 86표를 얻어 터키의 이즈미르(65표)를 불과 21표 차로 제치고 2015 월드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이전 엑스포에서 볼 수 없었던 ‘선입견을 깬’ 주제가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밀라노엑스포 마스코트 ‘푸디’. 국제박람회기구 제공
당시 밀라노엑스포의 주제(메인 테마)는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였다. 이를 뒷받침할 소주제 역시 ▷식품 안전 및 품질에 관한 과학과 기술 ▷농업과 생물 다양성을 위한 과학과 기술 ▷농·식품 유통 혁신 ▷식생활 교육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식품 등 모두 ‘식품’과 연관된 것이었다. 공식 마스코트도 11개의 채소·과일로 표현된 ‘푸디(Foody)’였다.

당시 메인 테마와 소주제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식량 문제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거론해 BIE 회원국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BIE 사무국은 밀라노 선정 직후 “식량 생산과 건강한 식습관, 천연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주제에 반영됐다”고 호평했다.

특히 밀라노엑스포는 주제와 세계 상황(기아)을 가장 잘 매칭시킨 사례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로하스 브리아레스 대표는 2014년 10월 BIE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전 세계에서 8억500만 명의 사람이 영양부족 상태에 빠졌다”며 “2015 밀라노엑스포는 인류에게 ‘좋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음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밀라노엑스포의 주제는 기후변화 등을 중심으로 미래 지향적 성격의 소주제를 개발 중인 부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연구원 김경수 선임연구위원은 “밀라노엑스포 주제에는 ‘배고픔과 비만으로 고통받는 인류의 양극화 현상을 해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이는 보편타당한 주제를 발굴해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BIE 회원국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밀라노엑스포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 행사였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가 전시회장이다. 호수나 수로 주변에 전시회장을 구축해 지열에 따른 온도 상승을 막고 ‘자연과 함께 엑스포를 진행한다’는 인식을 전 세계에 심어줬다. 밀라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참가국과 기업들도 친환경·음식 등에 초점을 맞춰 전시관을 꾸몄다. 당시 코카콜라는 1000㎡ 면적에 12m 높이로 자사 파빌리온(대형 전시관)을 구축했는데, 여기에는 친환경 마감재가 사용됐다. 친환경 용기인 ‘플랜트 보틀(Plant Bottle)’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한국 역시 밀라노엑스포 당시 3990㎡ 부지에 ‘한국관’을 조성했다. 참가국 중 9번째로 큰 규모였다. 한식이 미래 음식의 대안이라는 점과 우리나라의 고유한 음식 문화를 전 세계에 홍보했다.

■2150만 명 수용한 초대형 전시관

밀라노의 엑스포 유치 성공 배경은 이뿐만이 아니다. 민관이 힘을 합쳐 엑스포 행사장 등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총력을 쏟았고, 엑스포 종료 이후 시설 활용 계획 등이 BIE 회원국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밀라노는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 전시관을 엑스포 메인 행사장으로 사용했다. 면적은 34만5000㎡ 규모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이스(MICE) 전시관인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10만8483㎡)의 3배를 넘는다.

피에라 밀라노는 이탈리아 정부가 밀라노엑스포 유치에 나서기 전인 2000년 10월 1일 준공됐다. 이후 이탈리아는 2015 엑스포를 밀라노로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확장 계획을 세웠고, 2008년 유치 성공 직후 실제로 확장 공사를 시작해 34만5000㎡ 규모의 초대형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BIE 자료를 보면 밀라노엑스포가 열리기 100일 전이었던 2015년 2월 3일 행사장 티켓은 이미 800만 장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밀라노엑스포의 최종 관람객은(누계 기준) 2150만 명이었다.

엑스포 종료 이후 부지 및 건물 활용 계획도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계박람회 가치와 연계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밀라노는 엑스포 폐막 이후 행사 부지를 재개발해 과학기술 전용 혁신공원 건립에 나섰다. 개장 예정 시기는 2024년이다. 이 공원에는 밀라노 소재 대학교의 과학 전용 시설, 무인 자동차 전용 도로, 사무실과 문화 행사장 등이 설치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밀라노엑스포 개요

선정일

2008년 3월 31일

개최기간 

2015년 5월 1일~10월 31일

주제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

참가국 

145개국

방문 인원

2150만 명(누계)

투자액

4조3000억 원

※자료 : 부산연구원


◇ 밀라노엑스포 유치 성공 요인

주제의 참신성 및 영향력

식량 문제에 초점. 참가국과 글로벌 기업의 동참 유도

주제와 부합한 콘텐츠

친환경 전시장 구축. 각국의 음식문화 체험 프로그램 제공 등

경쟁력 있는 전시장 

신속한 작업 통해 34만5000㎡ 규모로 확장

사후 부지 
활용 계획

재개발 통해 과학기술 전용 혁신공원 건립. 2024년 개장 예정

※자료 : 국제박람회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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