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기간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예타 기간을 놓고 ‘최소 9개월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기획재정부의 원칙론과 ‘늦어도 9개월 안에는 끝내야 한다’는 해양수산부 등의 요구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북항 2단계 사업은 재개발 부지가 엑스포 개최 장소와 일치하는 데다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북항) 실사와도 연관돼 있다. ‘9개월’을 전후로 한 예타 종료 여부가 유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예타 최단 기간과 관련해 정부가 법적으로 정해 놓은 근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시점까지 마쳐야 하는 ‘구속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 기재부 이지원 타당성심사과장은 “사업마다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예타 기간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가장 빠르게 진행된 기간은 통상 9개월이었다. 다만 여기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전을 감안해 북항 재개발의 예타를 빠르게 진행한다고 해도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9개월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에는 2030년까지 총 4조4000억 원이 투입된다. 지난 24일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반면 해당 사업의 주무 부처인 해수부와 부산시는 예타 선정 당일 ‘내년 상반기 내 완료’를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하는 예타 조사가 다음 달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무리 길어도 9개월 안에는 끝내야 한다고 기재부에 ‘희망 섞인 요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해수부 내에서는 예타 완료 시점을 내심 ‘내년 3월 말’로 희망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재 정부와 시는 2030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기 위한 BIE의 부산 실사가 내년 하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이는 개최지 선정 일정이 애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진다는 것을 가정한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북항 2단계 사업의 예타 결과가 해수부와 시의 바람대로 내년 상반기 내에, 그것도 ‘통과’로 나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된다. 하지만 기재부의 설명대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충청지역의 100년 먹거리 사업인 ‘오송·충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구축’의 예타는 관할 지자체들이 최단 기간 종료에 총력을 쏟았음에도 선정(2019년 10월)부터 통과(2020년 12월)까지 1년 2개월이 소요됐다. 이마저도 결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온 것이다. 북항 2단계 사업의 예타가 1년이 넘어가게 되면 BIE 실사 이후에야 타당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 5월 말까지 예타를 못 마치면 BIE 실사에 대응한 계획들이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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