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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비즈니스 <15> 거제 명등수산

사계절 맛보는 명참굴 시행착오 끝 생산…해외서 더 잘 나가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7-25 19:36:3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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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설립 후 연구개발 노력
- 굴 육상 인공종묘 배양에 성공
- 국내 대량생산 체계 구축 선도

- 기존보다 3배 큰 굴 양식 도전
- 연중 생산… 30만 불 수출탑 수상
- 30억 원 투입 시설 현대화 통해
- 연간 500만 달러 해외판매 목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주로 먹는 수산물이다. 산란기인 여름철(5~9월)에는 살이 빠지고 맛도 떨어져 먹지 않는다. 이런 상식을 깨고 한여름에도 맛있는 굴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 경남 거제의 명등수산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3배체 굴(일명 명참굴)은 산란을 하지 않아 연중 먹을 수 있다. 오히려 여름철에 더욱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기존 양식 굴과는 다른 특별함을 선사한다.
   
명등수산이 운영하는 굴 양식어장.
3배체 굴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생산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국내에서는 희소가치가 있을 만큼 아직 생소하다. 일단 기존 양식 굴과 비교해 3배가량 크다. 크기 면에서 먼저 압도당하고, 깊고 풍부한 맛에 한 번 더 놀란다.

■수출 전략 적중한 3배체 굴

   
경남 거제시 사등면 명등수산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어장에서 채취해 세척 작업을 거친 3배체 굴을 선별하고 있다.
거제대교 아래 자리 잡은 명등수산은 청정 해역 굴 양식의 선두기업이다. 거제대교 옆 구불구불한 옛길을 10여 분 달려 도착한 막다른 바닷가. 박신장(굴까는 공장)과 육상 배양장(종묘생산시설) 2개 동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공장에 들어서자 굴 특유의 향이 확 느껴진다. 여름철인데도 굴을 세척하고 선별하는 작업 인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가까이 다가가니 굴 껍데기 크기가 일반 굴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마디로 너무 크다. 명등수산의 자랑인 3배체 굴이다.

선별작업을 끝낸 굴은 까지 않은 각굴 상태 그대로 포망에 담기 바쁘다. 작업장 한쪽에는 굴을 중국으로 실어나를 차량이 대기 중이다. 이날 하루 10t의 굴이 중국 수출길에 올랐다. 이 굴은 중국 상하이 바이어를 통해 현지 유명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 등으로 유통된다. 명등수산 엄준 대표는 “일반 양식굴보다 3배가량 높은 가격에 팔려나간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는 굴이 알굴 생식용이나 김장용 젓갈용 등으로 주로 유통되면서, 메인 음식으로는 대접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값비싼 귀한 음식으로 제대로 대접받는다. 명등수산은 여기에 착안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비만도가 높은 3배체 굴을 생산해 유럽이나 중국 현지보다는 조금 싼 가격에 수출하자는 전략이 적중했다. 3배체 굴 양식은 2016년 해양수산부 선정 신기술로 인정받은 양식법이다. 명등수산은 이 분야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사계절 생산 고부가가치 수산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중국에서 열린 수출박람회에 3배체 굴을 출시한 명등수산 부스.
1991년 설립된 명등수산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17㏊에 이르는 광활한 굴 양식장과 인공종묘 생산시설 등을 갖췄다. 설립 당시 20대 중반의 엄 대표는 굴 유생(난)이 바닷속에서 자연스럽게 달라붙는 자연 채묘에 한계를 느끼고 곧바로 인공종묘 배양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인공종묘 생산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판단으로 육상종묘 배양기술 개발에 온몸을 던졌다. 육상수조 안에서 바다와 같은 온도 등 환경 조건을 만들어 어미 굴로부터 난을 받는 연구에 몰두했다. 10여 년 연구 끝에 결국 인공종묘 배양에 성공하고 2003년부터 안정적인 생산 단계에 들어섰다. 그때부터 엄 대표는 국내 인공종묘 생산 선두주자로 이름을 날렸다. 7, 8월에 난을 받는 자연 채묘에서 시기에 상관없이 난을 받을 수 있는 인공종묘 생산은 당시 혁신이었다. 국내 보급이 이뤄지면서 대량 생산 체제가 구축된 것도 이 시기다.

시대의 흐름은 늘 변한다. 명등수산은 2015년부터 3배체 굴 시험 양식을 시도했다. 또 하나의 신기술 확보에 도전한 것이다. 3배체 굴은 2배체 굴과 슈퍼 어미 굴인 4배체 굴의 수정을 통해 생산된다. 생산 기술 습득이 쉽지 않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또다시 성공했다. 덕분에 3배체 굴은 일반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계절 내내 생산 가능한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다.

■연간 500만 달러 수출 목표

명등수산은 2017년부터 3배체 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일반 굴 비중은 30%로 줄이고, 3배체 굴은 70%로 더욱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수하식으로 키우는 방식과 달리 채롱망에 넣어 키우는 3배체 굴 알맹이는 일반 굴보다 큰 데다 식감이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해 외국에서 선호하고 있다.

2019년 ‘3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는 100만 달러 수출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지난달부터 수출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다. 앞으로 3년 후부터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30억 원을 들여 산지 가공시설과 자동화 시스템 등 현대화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방식으로는 대량 수출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춰 수출에 승부수를 확실히 띄운다는 각오다. 3배체 굴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일반 굴보다 가격이 높은 데도 오히려 작업 손은 적게 들어가는 등 고부가가치 수산물로는 최적의 상품이라는 확신에 따른 것이다.

수출과 함께 국내 수급 확대에도 나선다. 3배체 굴에 대한 신기술 양식 방법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함께 꾀한다는 운영 방침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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