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증 사태 영향으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비대면 교육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강의의 장점을 교사와 학생 모두 체험했기 때문이다.

	닥줌 프로와 와콤원을 이용해 전자칠판에서 글씨를 쓴 모습. 큰 글씨는 마우스로 쓴 것이고 작고 정교한 글씨는 와콤 펜으로 필기한 것이다.

	닥줌 프로를 실행한 첫 화면.

● ‘닥줌 + 와콤원’

그러나 비대면 강의는 컴퓨터와 화상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기술 문제 탓이다. 특히 교사(또는 교수, 강사)는 칠판에 자세하게 판서를 할 수 없는 점을 답답해한다. 비대면 강의 도중 워드프로세서를 띄워 컴퓨터 자판으로 글씨를 쓸 수도 있지만 매우 능숙하지 않으면 수업 흐름이 끊긴다. 이 때문에 강의 효율은 현저하게 낮아진다. 이런 비효율을 제거할 수는 없을까.

기자는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조합을 찾았다. 소프트웨어 업체 위즈엑스퍼트와 한국와콤이 ‘닥줌(DOCZOOM) + 와콤원’ 패키지를 최근에 출시한 것을 확인했고 이 업체들에 연락해 체험 후 기사 쓰기를 제안했다.

닥줌 소프트웨어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쌍방향 강의 교안, 강의 영상 녹화 및 편집, 전자칠판, E-Book 제작 기능을 제공한다. 닥줌은 닥줌 플러스와 닥줌 프로로 나뉜다. 닥줌 프로에는 동영상 녹화 및 라이브 기능까지 탑재됐지만 닥줌 플러스는 녹화와 라이브 기능이 빠졌다. 와콤원은 13인치 액정 태블릿과 전자 펜이다. 기자는 위즈엑스퍼트와 한국와콤으로부터 ‘닥줌 프로 + 와콤 원’ 패키지를 약 2주간 빌려 사용했다. 기자는 강의를 주업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고 따라서 가장 쉬운 판서(전자칠판) 기능을 주로 사용했다. 강의 녹화나 편집은 많이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혀둔다.

● 강의실 칠판에 글씨를 쓰는 느낌

‘닥줌 + 와콤원’ 패키지는 사용자가 노트북에다 액정 태블릿 세트인 와콤원(태블릿 + 펜)을 덧붙이고 노트북에 닥줌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사용한다. 이 패키지를 활용하려는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하기 전에 노트북과 액정 태블릿을 설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전원 준비를 해야 한다. 액정 태블릿과 노트북을 동시에 거치해야 하고 특히 액정 태블릿에는 전원을 실시간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이용한 ‘닥줌 프로(DOCZOOM PRO)’에는 매우 많은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숙달하기 어렵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그 활용도를 높이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비대면 강의의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지 초보자에게 다소 어렵게 생각되는 기능을 ‘현란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대면 강의는 글로벌 화면공유 시스템 줌(Zoom)을 비롯한 각종 네트워크 솔루션을 이용한다. 교사는 실시간 강의를 할 때에 학생과 줌으로 연결하고 이후 교사가 닥줌을 실행해 문서 파일을 띄우고 여기에서 전자칠판(판서 기능) 기능을 사용하면 유용할 것으로 생각됐다. 문서를 넘겨가며 강의할 수도 있고 문서의 중요한 부분은 확대해서 설명할 수 있다. 더 중요한 부분은 부분 캡처를 해서 ‘판서’를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판서 보드인 ‘칠판’에 캡처했던 문서가 뜬다.

‘판서’에서는 알파벳 글씨나 아라비아 숫자를 와콤 펜을 이용해 디스플레이에 필기하면 칠판에 분필로 쓰는 것보다 부드럽게 글씨를 쓸 수 있다.

‘판서’는 다른 솔루션이 따라올 수 없는 ‘닥줌 + 와콤원’ 패키지의 핵심으로 생각됐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노트북에서도 스마트 펜으로 필기할 수 있지만 교사는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향해 손을 뻗쳐야 하고 필기하는 중에 터치 때문에 노트북 디스플레이가 흔들릴 수 있다. ‘닥줌 + 와콤원’에서는 볼펜처럼 가는 글씨를 쓸 수도 있고 형광펜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글씨를 지울 때 점 크기만큼 지우는 ‘점 지우개’ 기능도 있다. 색상 선택도 가능하다.

닥줌의 각종 기능은 강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당장 필요한 게 판서(전자칠판에 글씨를 씀)라면 여기에 익숙해진 이후에 다른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더 익숙해지면 형광펜을 사용해도 되고 강의용으로 띄운 문서에 메모를 삽입하며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강의 교안을 만들 수 있다.

위즈엑스퍼트는 “강의 내용이 잘 보이지 않을 때 배경 색상을 반전하는 ‘색상 반전’, 카메라로 촬영된 강사 모습의 배경을 변형하거나 크로마키 설정을 할 수 있는 ‘카메라 필터’ 기능을 제공하는 점이 무료 판서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와콤 펜은 디자이너, 삽화 작가 등 전문가 그룹에게 많이 알려진 전자 펜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등에 사용되는 S펜은 와콤의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요약하면 ‘닥줌 + 와콤원’ 패키지의 장점은 ▷정교한 글씨를 쓸 수 있고 ▷액정 태블릿이 30도 각도로 고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필기하기 편하며 ▷와콤 펜을 액정 태블릿에 쓸 때 펜 글씨 외에 손바닥이 디스플레이에 닿아도 펜 이외의 접촉 물질은 인식되지 않아 강의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닥줌 + 와콤 원’을 사용한다면 노트북 카메라로 녹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다. 노트북을 360도로 거꾸로 접어 화면을 태블릿처럼 사용하는 경우에는 카메라로 교사 얼굴을 촬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닥줌에서 전자칠판을 띄워 글씨를 쓰고 형광펜을 사용한 모습.

	전자칠판에 와콤 펜으로 글씨를 쓰고 있다.

	와콤원 + 닥줌 패키지로 수업하는 모습. 한국와콤 제공

● 닥줌 프로, 녹화 기능도 유용

닥줌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녹화할 수 있다는 점이 또한 이 패키지의 다른 장점이다. 줌을 활용한 실시간 강의 대신 노트북을 켜고 ‘닥줌 + 와콤원’을 실행시킨 뒤 ‘녹화’ 버튼을 누르면 강의하는 동안 녹화가 시작된다. 녹화 파일은 소프트웨어의 ‘MY VIDEOS’에 저장되고 편리하게 편집할 수 있다는 게 위즈엑스퍼트 설명이다.

‘닥줌 + 와콤 원’을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처음 전자책을 쓸 때와 비슷했다. 처음 전자책을 볼 때에는 책장을 넘기는데 집중하지만 자주 이용하면 차츰 북 마크도 하게 되고 행간에 메모도 하며 더 나아가면 형광펜도 사용한다. ‘닥줌 + 와콤원’ 패키지 사용자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노트북 사양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사양이 낮다면 녹화와 녹화된 강의 영상을 편집할 때 애를 먹을 수 있다. 기자가 사용한 노트북 프로세서는 사양이 낮은 셀러론 CPU N3050에 램(RAM) 역시 4GB에 불과했는데 녹화와 편집할 때를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었다.

위즈엑스퍼트는 노트북 램은 8GB에, 프로세서는 인텔 기준으로 i5 이상을 권장한다. 최근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노트북을 출시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노트북에 i5 이상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램도 최소 8GB 이상을 넣는다. 이 때문에 최근에 노트북을 구입한 사람이라면 ‘닥줌 + 와콤원’ 패키지를 이용할 때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끔 전자제품 판매점에서는 i3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도 판매되는데 이 노트북 역시 ‘닥줌 플러스(녹화 기능 없음) + 와콤원’ 패키지를 활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램 사양은 업그레이드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이 이 패키지를 구독한다면 1년 단위로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구독료는 1년에 20만 원대 중반 가격이다. 40만 원대의 와콤원(액정 태블릿 + 펜)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닥줌 + 와콤 원’ 패키지를 구독이 아닌 구입을 한다면 닥줌 플러스(녹화 기능 없음)는 와콤원을 포함해 50만 원대 중반이고 ‘닥줌 프로 + 와콤원’ 패키지는 130만 원대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위즈엑스퍼트가 현장에 나가 단체 교육을 하거나 개인 사용자에게는 원격 교육을 실시한다. 부울경에서 닥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곳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을 비롯해 부산대 동아대 인제대 국제대 와이즈유 동주여자고등학교 장유중학교 창원고등학교 통영고등학교 등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