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이 최근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한국(부산)에 대해 “여러 나라가 신청서를 내기 전 엑스포 유치 의향을 먼저 표명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는 ‘기후위기 해결’ 등에 초점을 맞춘 부산 엑스포의 주제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등 엑스포 유치 후보국에 대한 현지실사 일정을 기존 계획보다 앞당기겠다는 방침도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했다.
27일 정부와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유명희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통상교섭본부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2030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상당수의 국가가 신청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며 “좋은 주제를 제시한 한국이 유치 경쟁에서 선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BIE에 제출한 유치신청서에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가 담겼다. 기후·환경위기와 사회 양극화 등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주제로 표현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국가 중 ‘기후 변화’ 아이템을 주제로 선점한 국가는 없었다”며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에 도달한 한국이 엑스포 주제를 이같이 결정한 것은 전 세계에 터칭(각인· 어필)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려면 글로벌 기업이 (유치 활동에) 많이 참여해야 한다”며 “기업(민간)의 참여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개최지 선정 일정이 조금 앞당겨질 수 있다. 일정 변경 여부를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 알려주겠다”고 언급했다.
BIE 사무국이 기존 일정의 조기 추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2023년 2~4월로 예정된 부산 등 BIE의 현지실사 일정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시는 엑스포 유치 준비를 장기간 해 온 데다 유치신청서도 러시아(지난 4월 말)에 이어 두 번째로 제출했기 때문에, 일정이 앞당겨진다고 해도 ‘유치 활동 선점’ 차원에서 본다면 다른 도시보다 오히려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