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협의 필요한 재정사업”
- 해수부, 공공콘텐츠사업에 제동
- 각본 따라 ‘추진단 죽이기’ 파장
- 1단계 사업비의 7% 불과해
- 추진단은 “무리한 주장” 입장
- 기재부도 ‘협의 불필요’ 확인
- 감사결과 발표일 계속 미뤄져
- 예타 시행 결론땐 최악의 상황
- 공사기간 최소 1년6개월 지연
- 사업 축소·탈락 등 차질 불가피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추진단)에 대한 해양수산부 감사로 촉발된 ‘북항 사태’가 7일로 두 달이 지났다. 해수부는 지난 3일 감사의 공정성 담보를 명분으로 변재영 부산항건설사무소(부건소) 소장과 정성기 추진단장을 전격 인사발령하면서 사태를 진정국면으로 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 결과에 따라 트램(노면 전차) 건설 등을 포함한 9개의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재개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부산 시민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청와대가 나서 해수부의 ‘억지 감사’ 실시 배경과 배후세력을 파헤쳐 달라는 지역사회의 요구도 끊이지 않아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항 사태의 경과와 쟁점, 사업 추진에 미칠 영향을 등을 중간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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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추진단)에 대한 해양수산부 감사로 촉발된 ‘북항 사태’가 7일로 두 달이 지났지만 해수부는 여전히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구역. 국제신문 DB |
■북항 사태 어떻게 촉발됐나
지난 3월 중순 해수부는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에 대해 “재원부담 등과 관련,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트램 사업 실시설계 용역 보류를 부산항만공사(BPA)에 지시했다. 상위법인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기본계획고시안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어 4월 7일 BPA는 트램 실시설계 용역을 보류했고, 해수부는 ‘일상적인 점검’이라며 감사를 시작했다. 자료 분석 등을 통한 사전 점검 후 4월 말 본 감사가 3주가량 진행됐다. 해수부는 이 과정에서 당초 2주로 계획됐던 감사를 별다른 통보 없이 1주 더 연장해 ‘추진단 죽이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난을 받았다.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비는 1700억 원이다.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구역에 트램 외에 공중 보행교 1부두 복합문화공간 부산항기념관 상징조형물 해양레포츠콤플렉스 등을 건설한다. 지난해 말 해수부 장관에게 보고됐으며 사업계획 변경 고시 등을 거친 뒤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이 같은 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지난 2월 부건소장이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점에 주목한다. 부건소장은 트램 설치 등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의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항만국은 이를 받아들여 감사관실에 점검을 요청했다. 그러나 부건소장의 감사 건의는 이 사업이 이미 장관 결재까지 마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만국·부건소와 추진단 간 갈등 등 다른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현장 감사는 끝났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이른 시일 내 사태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해수부 안팎에서는 이달 말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일정은 대부분 중단됐다.
■무엇이 문제인가
쟁점은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이 해수부가 내세운대로 ‘재정사업’에 속하는지 여부다. 해수부는 “사업비가 큰 데다 신규공정이어서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다. 감사의 초점도 이 부분에 맞춰졌다.
반면 추진단은 해수부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원칙적으로 지자체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가운데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민간투자 사업은 총사업비가 2000억 원 이상이거나, 500억 원 이상이더라도 국가(중앙정부) 재정이 300억 원 넘게 투입되는 때로 국한된다.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비 1700억 원은 전액 BPA가 부담한다. 게다가 이 금액은 북항 1단계 재개발 총사업비 2조4221억 원의 7%에 불과해 항만재개발법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경미한 사업 변경’에 해당한다. 관계부처와 논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해수부 장관이 지난해 사업 승인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준영 전 차관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 점을 인정했다. 기재부 역시 ‘협의 불필요’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어떤 논리를 갖다 붙이더라도 해수부의 주장이 관철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그럼에도 해수부는 ‘기재부와 협의 필요’라는 근거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감사 결과 발표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을 재정사업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재 해수부는 기재부의 의중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우려되는 바는 해수부의 협의 요청을 기재부가 받아들일 때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재정사업 적용 대상 여부’를 둘러싸고 차후에 생길지도 모를 시비를 우려해 사전점검 차원에서 해수부의 주장을 검토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이 때는 추진단 쪽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해도 최소 1년 6개월 이상 소요된다. 아울러 대통령 임기(내년 5월) 내 준공이라는 목표는 완전히 좌절된다. 예타 실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 절차 에 대해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기재부 판단이 내려져도 부산으로서는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트램 건설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가운데 상당 부분이 축소되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 북항 사태 일지 |
2019년 3월 |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출범 |
2020년 7월 |
‘항만재개발법 시행령’ 제정에 따라 추진단 실시계획 권한, 부산항건설사무소(부건소)로 이관. 추진단은 사업계획 권한만 갖게 되면서 업무 이원화 |
2020년 12월 |
노면전차 설치 관련해 해수부 장관 보고 후 사업계획 변경 승인 고시 |
2021년 2월 |
신임 부건소장 부임 후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절차에 대해 문제 제기 |
2021년 3월 |
해수부, 부산항만공사(BPA)에 트램 사업 실시설계 용역 보류 지시 |
2021년 4월 |
해수부, 사전 감사 거쳐 26일부터 본 감사 시작 |
2021년 5월 |
감사단 12일 자로 현장에서 철수. 감사 결과 발표일은 계속 미뤄져 |
2021년 6월 |
정성기 추진단장·변재영 부건소장 인사 발령(7일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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