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집 잡아 징계 강행 땐 후폭풍
- “중단된 공사부터 빨리 재개해야”
부산항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중단 조치가 법률 검토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해양수산부가 공식 인정(본지 지난 5일 자 3면 보도)함에 따라 앞으로 이 파장이 어떻게 수습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해수부에 따르면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대한 감사는 이번 주에 마무리된다. 해수부는 이 감사를 통해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가운데 하나인 ‘트램’(노면전차) 설치 등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자가 없는지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수부는 자료 검토 등 사전감사를 거쳐 지난달 말부터 본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애초 감사 이유로 내걸었던 ‘기재부 협의 필요’ 논리의 부적절함이 드러난 터여서 해수부가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는 추진단이 북항 1단계 재개발의 총사업비(2조4221억 원) 변경 없이 항목 내 조정을 통해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비를 반영했기 때문에 기재부 협의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수부로부터 어떤 사전 문의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항만재개발법에 따라 ‘총사업비 10% 범위에서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경미한 사안’에 해당,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는 감사가 이뤄질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발언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 감사는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감을 얻기 힘들게 됐다. 더구나 감사에서 별다른 위법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정책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해수부의 위상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중단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사소한 잘못을 트집잡아 추진단에 필요 이상의 징계를 하게 될 경우에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진단 관계자들은 사태가 커진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해수부가 어떤 형태의 신분상 불이익을 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추진단을 대상으로 한 감사가 처음부터 석연치 않은 사유로 시작된 만큼 중단된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을 하루 빨리 재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지적한다. 박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트램 용역 등 모든 절차가 중단된 상태여서 이른 시일 내 재개되지 않는다면 전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내부적인 법률 검토를 생략한 것은 물론이고 협의 사항에 해당되는지를 기재부에 문의조차 하지 않은 행정 오류에 대한 해수부가 공식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구) 의원은 “해수부 내부 문제로 인해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된다”며 “먼저 중단된 공사를 재개하고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그 뒤에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