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와 달리 현재의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는 여성, 특히 기혼 여성의 고용 쇼크가 월등히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발간한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우리나라 핵심 노동연령(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는 2019년 3월보다 54만1000명 줄었다. 이 감소 폭은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32만7000명)보다 1.7배 큰 것이다.
KDI는 “외환위기를 비롯한 과거 경제 위기와 달리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여성 고용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과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혼 여성의 고용 위축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 자체 분석 결과 지난해 3월 기혼 여성 취업자가 한 달 내에 실업 상태로 바뀔 확률은 1.39%로 남성(0.75%)을 크게 웃돌았다. 기혼 여성 취업자가 아예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은 5.09%로 남성(1.67%)의 3배에 달했다.
KDI는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폐쇄로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서비스업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