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개미 등 SNS 통해 회원모집
- 급등종목 소개해 채팅방 유인
- 제도 금융사 확인해야 피해막아
지난해 처음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마음먹은 직장인 이모 씨는 정보 수집을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일명 ‘리딩방’에 가입했다. 20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고 가입비 환불도 가능하다는 광고 문자에 혹했다. 이 씨는 6개월에 500만 원을 내고 채팅방의 ‘리더’가 추천한 종목에 투자해 돈을 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손실을 봤다. 리더에게 남은 기간에 대한 환불을 요구했으나 과도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에 이 씨는 결국 돌려받기를 포기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리딩방 민원이 1744건으로 전년보다 53.3% 급증하는 등 개인 투자자 대상의 불법 ‘주식 리딩방’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투자자문업자가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불법”이라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6일 밝혔다.
■슈퍼 개미의 주식 리딩방은 불법
앞서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에도 이른바 ‘슈퍼개미’의 주식 리딩방을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가 다수 포함됐다.
주식으로 명성을 떨친 슈퍼개미 혹은 인플루언서가 카카오톡 텔레그램 카페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뒤 자신이 차명계좌로 선매수해 놓은 종목을 급등종목으로 소개해 매수세를 유인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해당 종목의 가격이 오르면 리더는 보유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얻지만, 리더의 추천에 따라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도 없다.
현행법상 리딩방에서 이뤄지는 개별투자자문은 금융위에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만 가능하다. 투자자문업과 달리, 유사투자자문업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방송 간행물 출판물 등을 이용해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투자조언업’으로 금융위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문업자가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자’ 또는 개인·일반 법인이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이에 따른 분쟁이 발생해도 금감원 분쟁조정 대상이 아니어서 구제가 힘들다. 자칫 본인도 모르게 주가조작에 휘말려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감원 ‘파인’서 금융사 조회부터
금감원은 주식 리딩방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금감원 ‘파인’ 홈페이지(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 조회를 당부했다. 또 제도권 금융회사와 투자 계약을 하더라도, 매매내역을 수시로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실보전·수익보장’ 등의 약정은 불법이라 민사상 효력이 없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리딩방의 피해 유형으로는 ▷허위·과장광고 ▷환불 요구를 이유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진행 등 업체로부터 피소 ▷가상화폐 리딩으로 유인 후 과다한 위약금 청구▷증권사와 제휴를 맺었다는 거짓 광고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끼워 팔아 의도적 환불 거부 ▷리딩방 운영자의 시세조종·주가조작을 위한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등이 확인됐다.
금감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유사투자자문업자 주요 불법행위 유형’을 살펴봐도 ‘리딩방’과 같은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태가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비상장회사 주식 매매 중개를 통한 수수료 수취 ▷일대일(1:1) 투자자문 ▷투자자의 재산을 일임받아 운용 ▷주식매수를 위한 자금 대출 혹은 대출중개·알선 등이 꼽혔다.
특히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연간 3147%, 월 수익률 15% 이상’ 등의 과장 광고로 리딩방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금감원은 “투자자는 과거 투자수익률이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이용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제도권의 유명 금융기관과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면서 홈페이지 전면에 ‘금감원 등록업체, ○○투자자문’이라는 식의 홍보 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