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공영화 확정 뒤 참여 결정

- 민간 주도 개발되면 국비 줄고
- 자부담 비율은 높아질 수 있어

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및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수협중앙회의 어시장 지분 투자 논의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새 시장 선출 후 공영화 존속 여부에 따라 수협중앙회의 지분 참여가 결정되면 공영화를 전제로 한 현대화사업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게 된다는 지적이다.

부산공동어시장과 5개 조합공동법인(이하 조공법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충남 천안 수협중앙회 연수원에서 수협중앙회와 조공법인 간 지분투자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수협중앙회장과 5개 수협 조합장, 부산공동어시장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몇년째 진척이 없는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논의와 함께 수협중앙회의 지분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협중앙회 임준택 회장은 “어시장 현대화가 시급하다는 데 수협중앙회와 5개 조공법인이 뜻을 같이했다”면서 “중앙회는 다음 달 부산시장 선거 이후 시와 조공법인 측이 공영화냐 민영화냐를 먼저 결정한 다음 투자 여부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2014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비 1729억 원(국비 70%·시비 20%·자부담 10%)을 확정했지만, 조공법인의 자부담 금액 173억 원에 대한 조달 부담이 커 2019년 5월 시가 공동어시장을 청산해 인수하는 방식의 ‘공영화’가 결정됐다. 하지만 공영화 결정 이후에도 30억 원대에 달하는 수협별 분담금 마련이 어렵자 조공법인은 사업비 마련을 위해 지난해 1월 수협중앙회에 ‘공동어시장 출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공문을 발송해 중앙회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지난 1년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없다가 최근 시가 최종적으로 제시한 조공법인의 청산비용(1207억 원) 지급 방식에 조공법인이 반대(국제신문 지난달 23일 자 13면 보도)하면서 수협중앙회의 참여 논의가 다시 급부상했다. 더욱이 오는 5월까지 청산 여부를 확정하고 사업규모 조정 및 설계 등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국비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양측의 논의가 재점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협중앙회의 지분 참여 방식은 수협 한 곳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별도의 주주로 들어오는 방식 등으로 논의돼 왔다.

수협중앙회는 다음 달 새 부산시장이 선출된 후 시와 조공법인이 공영화 부문을 어떻게 결론내느냐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수협중앙회의 지분 참여로 자부담금을 확보 한다면 어시장은 민영화로 현대화사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민간도매시장으로 추진할 경우 국비 지원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많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현대화사업비의 자부담 비율 10%는 ‘공영화’를 전제 조건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민간에서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면 자부담 분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은 자부담 비율이 30%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련법상 2015년 이후 진행되는 민영도매시장 개설 시 국비 지원은 20~30%가량이다”며 “민간에서 현대화사업을 진행한다면 국비 분담율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