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연속성 확보 차원으로
- BNK캐피탈 등 3인은 연임
- 경쟁자 빈대인 행장 용퇴에
- 김 회장 친정체제 구축 평가

BNK금융그룹이 5개 계열사 CEO의 원샷 임기를 발표하며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특히 이번 인사로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의 친정 체제가 구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변화’에 방점

부산은행 신임 행장에 안감찬 부행장이 선임되면서 은행 내부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안 신임 행장은 1963년생으로, 1989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점 생활을 거친 뒤 2017년부터 본사에서 경영기획본부와 마케팅본부, 여신지원본부 등을 맡으며 은행 업무 전반을 관할했다. 이런 경력이 최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부산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데 적임자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9월 취임한 빈대인 행장은 당시 불거졌던 주가조작 사건 등 여러 문제를 수습하며 조직의 안정에 힘썼다. 안 신임 행장은 빈 행장이 다져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안 신임 행장이 빈 행장의 1년 후배이지만, 나이는 3살 어려 조직 내부적으로도 인적 변화가 예상된다.

경남은행 최홍영 신임 행장 역시 은행과 금융지주에서 근무하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남은행의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여신 업무를 담당한 그는 위기 대처 능력과 조직 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신임 행장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속도를 내는 등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데다, 은행의 전통 수익인 대출에서 예전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지방은행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실제 부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0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7%나 줄었고, 경남은행 역시 16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공고해진 ‘김지완 체제’

이번 BNK금융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빈 행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경쟁자가 사라져 사실상 김 회장 원톱 체제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 은행의 행장은 교체하고 계열사 대표는 모두 연임한 것도 김 회장의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변화’를 강조하며 투자 전문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BNK캐피탈과 저축은행, 자산운용 대표가 연임한 것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속성 확보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 회장의 임기가 사실상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친정체제 구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해 지난해 3월 연임(3년)에 성공했다. BNK금융지주 내부규범에 따르면, 대표이사 회장은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출범한 ‘김지완 호’의 당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그룹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통합이 불가피한 데다, 비은행 사업 수익 창출을 위한 대응도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CEO들을 중심으로 기존 과제를 풀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