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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2-하> 팬스타그룹③

오랜 용선·선주 노하우 … 본격 크루즈시대 이끌 ‘바다의 용’ 꿈꾸다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  |   입력 : 2021-02-16 19:26: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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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위서 즐기는 관광·휴양여행
- 거대하고 화려해 모든이의 로망
- 2002년 ‘팬스타 드림호’ 닻 올려
- 2010년엔 승객 100만 명 달성

- 코로나 팬데믹, 시장 지각 변동
- 지금 크루즈 산업 진입 적기
- 지역금융·정부당국 뒷받침 땐
- 우리 해운의 미래 가치 드높여

   
부산 중구 중앙동 팬스타그룹 사옥에서 5만7000t급 호화 크루즈 코스타 네오로만티카호 모형을 든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 이 배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최근 주인이 바뀌었다.
■한민족의 해양 DNA

부산 역사에서 바다 쪽을 돌아보며 잠깐이라도 걸음을 멈추는 날이 있었다. 어지간한 호텔이 무색한 엄청난 위용의 으리으리한 배, 크루즈! 우리 국적선은 아니었지만 매번 저 배를 타고 인도양, 지중해를 거쳐 노르웨이까지 가봤으면 하는 과한 상상을 했다. 그렇지만 벌써 1년 가까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다. 더군다나 발병 초기 바다 위를 순항하던 크루즈 안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입항이 거부되는 일까지 있었으니 그 환상에 스크래치가 나고 다시는 꿈꿀 수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인류가 두 발 이동수단에서 벗어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걸 추론하려면 대체수단으로 더듬어 보는 방법도 있다. 언뜻 말(馬)을 떠올린다. 과연 그럴까.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인류가 남아메리카까지 이동할 수 있었던 건 빙기(氷期)의 베링해를 도보로 건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등 고대 인류의 흔적이 발견되는 섬에는 어떻게…. 뗏목이거나 배였겠다. 그렇지만 말보다 먼저일까 하는 의문의 답은 바로 대한민국에 있다. 바로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아직 석기에 머물던 그때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는 암각화가 또렷하다. 어느 것이 먼저였을지는 각자 생각하고 인류에게는, 더구나 우리 민족에게는 바다를 향한 도전과 열망의 DNA가 뿌리 깊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팬데믹은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그러니…. 정말?

영화 ‘타이타닉’은 비극의 재난영화다. 그러니 다시 반복하지 않는 교훈으로 삼아야 옳다. 하지만 사람들은 감동과 설렘의 고전으로 여기고, 크루즈는 계속됐다. 왜? 인간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꿈으로 두려움과 비극을 극복하고, 설렘의 희망은 존재 이유니까.

■특별한 꿈, 크루즈 여행

   
크루즈 선상 카지노는 여행 중 짜릿한 추억 중 하나다. 사진은 코스타 루미노사호(9만2600t급)의 선상 카지노.
사람을 운송하는 배를 여객선이라 한다. 그럼에도 크루즈라는 이름은 따로 쓰인다. 여객의 운송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위해 운항하는 배를 구분하는 것이다. 크루즈는 배로 이동한 뒤 하선해 육상관광도 하지만 바다 위에 체류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러니 숙박, 식사, 휴식은 물론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춰야 하고 기왕이면 최고를 지향한다. 당연히 비용은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상상 이상의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크루즈는 뭇 사람의 로망이다. 평생토록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보답으로, 가족과 함께, 영원히 사랑할 이와…. 뭉클, 짜릿하지 않은가.

팬스타그룹은 진작부터 크루즈선을 보유, 운항해왔다. 2002년 4월 부산~오사카 노선의 ‘팬스타 드림호’ 말이다. 이후 2010년 10월 크루즈 승객 100만 명을 달성했다. 2004년 ‘부산 원나이트 크루즈’ 운항을 개시한 뒤 2013년 8월 10만 명을 돌파했다. 2016년 4월부터는 ‘대한해협 원나이트 크루즈’도 운항했다. 그러나 지금 ‘팬스타 드림호’는 부산항에 닻을 내린 지 1년이 되어 간다. 역시 코로나 팬데믹 여파다.

그 배에 올라봤다. 선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선원이 배를 지키고 있었다. 전자기기 때문에 엔진을 멈출 수 없는 데다 객실을 비롯한 여러 시설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이 적지 않을 듯싶다. 안타까운 마음에 최근 신혼여행도 국내에 한정되니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항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했다. 운항 재개에는 상당한 정비 비용이 드는데 코로나 상황에서의 규제와 호응이 미지수라 쉽지 않을 듯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차, 규제는 생각 못 했다.

■닻 내린 크루즈선들

   
팬스타 드림호의 로얄스위트 객실. 육상의 호텔 객실 못지않다.

저 멋진 꿈의 크루즈는 노다지일까. 겉은 화려해 보여도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단적으로, 서비스 특성상 승객 정원에 버금가는 인력이 필요하다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럼에도 왜 크루즈를?

세상이 어디 이익으로만 굴러가던가, 더하여 진보하던가. 인류의 진보는 언제나 꿈의 상상에서 비롯되었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산물로 유지되고 나아갔다. 꿈을 꾸는 사람, 꿈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회, 나아가 그 꿈을 지원하는 나라가 세상의 주역이고, 크루즈는 그 꿈과 국격의 상징이기도 하다.

과연 세계 크루즈산업은 미국이 50% 이상, 영국·독일 등 유럽 선진국이 30% 내외, 일본과 중국이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딱 봐도 경제부국 위주다. 자국 승객이 기본적인 수요를 채워주고 든든한 금융의 배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많은 크루즈선이 매물로 나와 가격은 절반에서 다시 절반으로까지 떨어지며 다수를 미국이 흡수하는 상황이고, 그 배후에는 팬데믹 이후를 내다보는 금융자본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해운의 미래, 꿈

부산 중구 중앙동 팬스타그룹 사옥 1층과 회장실 입구에는 대형 크루즈선 모형이 놓여있다. 아직 그에 미치지는 못해도 모름지기 크루즈 선주라면 품을 만한, 품어야 할 꿈 아닌가.

꿈이 없는 세상이란다. 그럴 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휘황한 꿈이 곁이 없으니 꾸지 못하는 것이다. 꿈은 본디 허황한 듯 화려하다. 그런 꿈에 격차, 소외 운운은 좁은 안목이다. 좀 눈이 뒤집어지면 어떤가. 그렇게라도 크게 떠지면 피가 끓어 벌떡 일어나 달리지 않겠는가. 고급 일자리 창출 따위는 여분이다. 화려한 실제의 가시(可視)로 최고의 꿈에 불을 지르는 것만으로도 크루즈의 가치는 충분하며, 이제 우리도 그만한 국격은 되지 않는가.

이참에 제안해본다. BNK금융지주, 어떠신가. 세계적으로 손꼽혀온 항만물류도시 부산, 창원(진해), 울산 등을 배후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풍성한 가지를 뻗은 금융사 아닌가. 물론 지역에 대한 책임만이 아니라 투자의 이익도 있어야 한다. 일단 건조비용 최소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를 넘기도 하는 가격이 토막 나고 있다지 않은가. 덩달아 BNK의 브랜드 가치는 상승할 테고. 파트너? ‘다 계획이 있을 듯싶은’ 용의주도한 이가 있지 않은가. 용선의 경험으로 해운사를 설립해 선주가 되고, 화객선의 크루즈로 노하우를 쌓은 김현겸. 아, 본격 크루즈를 용선해 운항한 것도 여러 차례다.

정부 당국은 어떠신가. 중국 조선의 용트림에 우리 해운의 활로는 크루즈라는 이야기는 진작부터 있어 왔다. 우리의 크루즈가 운항되면 건조 노하우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될 테고. 카지노가 우려된다고? 크루즈에서 도박으로 인생 망쳤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평생 한 번의 여행에 그쯤 즐기면 어떤가. 금융규제? 다 깊은 뜻이 있겠지만 진취적인 시선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뭣도 모르는 서생의 구시렁거림이라 여기지 마시고 한 번쯤 발상의 전환을….

사족. 그리스 선박왕으로 불리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전 부인 재클린과 재혼했던 오나시스. 그도 크루즈선은 없었고 호화 요트 ‘크리스티나호’에서 즐겼을 뿐이란다. 그래서 버킷리스트 하나 추가! 우리 국적 크루즈가 뜨면 립스틱 짙게 바른 여인 손잡고 승선하기, 꿈★.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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