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타격에 따른 생활고와 경영난으로 민간의 대출이 늘어난 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 및 ‘빚투(빚내 주식투자)’ 광풍,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세 둔화까지 겹치면서 가계부채가 나라 경제 규모의 배를 넘어섰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GDP의 211.2%로 집계됐다. 그중 가계 부채는 1682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은 각각 7.2%, 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현재 가계 신용은 명목 GDP의 101.1%로, 2분기(98.6%)보다 2.5%포인트 올라 사상 처음 GDP를 웃돌았다.
지난 1년간 처분가능소득이 0.3% 늘어나는 동안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71.3%가 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났다.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가계 소득 개선 수준이 미약하면 취약 가구를 중심으로 가계 부실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LTI(소득대비 부채비율)는 평균 225.9%로 전년 동기 대비 8.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30대 이하(221.1%)와 40대(229.4%)의 LTI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 각각 14.9%포인트, 9.9%포인트 급증했다.
기업 대출은 133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났다. 한은은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실적 회복 지연 등으로 유동성 사정이 악화하거나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