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과 괴리된 원전정책의 요인
- 해체 분야는 전담자 조차 없어
- 밀집지 인사 위촉 효율성 높여야
원전 정책 등을 수립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전문가 그룹이 원전 소재지와 거리가 먼 지역의 인사로 구성돼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원안위 전체 위원 22명 중 부산 울산 경남지역 기관에 소속된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원안위의 ‘위원 구성 현황’ 자료를 보면 원안위에는 이날 현재 ▷위원 6명 ▷전문위원 15명 ▷상임위원 1명 등 22명의 위원(원안위원장 제외)이 있다. 위원은 격주로 열리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참석해 국내 원전의 안전을 점검하거나 관련 대책 등을 마련하는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현행 ‘원안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원안위원은 원자력 안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사가 고루 위촉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위촉은 원안위원장과 국회가 외부 전문가를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위원 22명의 ‘원소속 기관’을 살펴본 결과, 부울경 소재 기관에 소속된 인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위원 15명 중 8명은 서울 소재 대학(경희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의 교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명 중 4명도 충청권에 있는 대학 및 기관(충남대 한밭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소속 인사였다. 정부의 ‘원안위 세종시 이전’ 추진으로 부울경 여론이 악화된 데 이어 원안위 인적 구성에서도 ‘원전 현실과 정반대로 가는 당국의 원전 정책’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비원전 지역 출신 인사의 전문성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부울경과 같은 원전 밀집 지역의 인사가 원안위원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책 수립의 효율성이나 해당 지역 원전에 대한 정보 공유 차원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부산연구원 최윤찬 선임연구위원은 “원전 지역 인사가 원안위원으로 임명돼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위원 수행 분야에 ‘원전 해체’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원안위 전문위원 15명이 각각 맡은 분야는 ▷PSA(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원자로 ▷지질·지진 ▷방사선 방호 등 총 13개다.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를 필두로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한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안전 관리를 맡은 조직에 관련 전문가가 없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