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감독법)’ 제·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인 가운데, 주요 대기업 38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자리 등에 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정경제 3법 제·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각종 고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유사 시 공정위 조사에 미리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들 3개의 법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1%의 모회사 지분만 갖고도 자회사 이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상장사 가운데 38곳이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나 감사로 선임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되는 현대글로비스는 이동훈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LG전자는 백용호 전 공정위원장을, LG화학과 신세계는 안영호 전 공정위 상임위원을, 롯데케미칼과 진에어는 정중원 전 공정위 상임위원을 사외이사로 뽑았다. 사외이사는 다수 기업 겸직이 가능하다. 김동수(두산중공업) 노대래(헬릭스미스) 정호열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등 3명의 전 공정위원장도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퇴임한 고위 공직자가 몇 해 지나 기업의 사외이사로 가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