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30%·경남 10% 그쳐
- 첨단업종 부재가 주요 원인
정부가 첨단산업 및 연구·개발(R&D) 센터를 수도권에 유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확대 정책을 강행하고 있지만 비수도권은 인적·물적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제조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0년간 수도권의 제조업 부가가치 창출액은 100% 넘게 급증한 반면 부산은 고작 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 리쇼어링 정책이 결국에는 비수도권과의 경제적 격차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을 확인시키는 극명한 사례다.
4일 본지 취재팀이 국가통계포털에 공시된 ‘시도별·경제활동별 지역내총생산(GRDP)’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의 제조업 총부가가치 창출 실적(이하 금액 기준)은 2008년 99조4923억 원에서 2018년 204조9926억 원으로 무려 106.0% 급증했다. GRDP의 핵심 요소인 제조업 부가가치는 생산·수출·투자 활동으로 창출된 모든 부가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통상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미래형 첨단산업이 많은 지역일수록 부가가치 창출액이 늘어난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13개 시·도(2013년부터 집계된 세종시 제외)의 제조업 부가가치 창출액 합계는 197조3034억 원에서 297조9176억 원으로 5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상대적으로 더 저조했다. 부산의 증가율은 29.6%(11조2619억 원→14조5950억 원)로 수도권의 3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16개 시·도 중에서는 경남(10.5%)과 경북(25.2%)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울산도 39.3%에 머물며 비수도권 전체 증가율에 못 미쳤다.
부울경을 비롯한 비수도권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액이 수도권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고부가가치형 첨단 업종의 부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부산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을 ‘첨단’ 차원에서 본다면 수도권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비수도권 산업의 열악한 실정을 외면한 채 이미 비대한 수도권에만 초점을 맞춰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 IT 밸리로 조성된 경기도의 경우 2011~2018년 제조업 사업체(10인 이상) 수 증가율이 13%(2만1838개→2만4682개)로 부산(4.1%, 3984개→4149개)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