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부산, 차입금 300억원 불과
- 리스부채 차입금 포함 여부 관건
- 중소조선사도 수혜 배제 가능성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원키로 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에어부산을 비롯해 유동성 위기가 더 심각한 저비용 항공사(LCC)와 중소 조선사 등이 까다로운 지원 기준 탓에 수혜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 운용 방안을 발표했다. 이 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간산업 기업에 최대 40조 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자금 지원 대상 업종은 항공과 해운 2개 업종으로 한정됐다. 이들 업종에 속한 코로나19 피해 기업은 산업은행 심사와 금융위원회 산하 기금운용심의회의 최종 심의를 거친 뒤 ‘자금 대출’ 등의 방식으로 해당 기금을 지원받게 된다.
문제는 지원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기업을 ▷총차입금 5000억 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으로 규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말 기준 차입금 규모가 각각 1조 원 이상이어서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하지만 재정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LCC는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차입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300억 원으로 해당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사실상의 빚으로 인식되는 ‘비유동 리스 부채’ 4459억 원과 ‘유동 리스 부채’ 846억 원을 합치면 5000억 원은 넘는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LCC는 이를 모두 합쳐도 5000억 원이 안된다.
정부는 이날 ‘차입금’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순수 금융기관 대출액만 해당하는지, 항공기 대여 비용을 비롯한 리스 부채까지 차입금 범주 안에 포함되는지 등을 확정하지 않아 혼란이 우려된다. 결국 에어부산은 차입금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중소 조선사 역시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해당 기준을 대기업 위주로 설정한 것은 중소·중견기업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등 앞서 발표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CC 업계가 정부로부터 이미 3000억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정부는 이날 “기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산업 생태계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기금을 쓸 수 있다”며 예외 규정을 설명했다. LCC를 포함해 자동차 조선 기계 전력 통신 등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기간산업에 대해서도 기금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