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재팬도 계속되며 고사 위기
- 부산시 “자금지원 등 대책 강구”
- 호텔·항공사 무료취소 거부 빈축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을 예방하고자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 6개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지난해 ‘노 재팬’에 이어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자 지역 여행업계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일본 이어 중국, 동남아까지
지난해 일본과의 갈등으로 여행객이 줄어든 데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여행 수요도 이미 급속히 감소한 상태다. 부산에서 중국 여행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모두투어 오경용 대표는 “중국 방문을 앞둔 이들 중 90%가 취소를 결정했다. 남은 10% 중에서도 업무 때문에 현지를 가야만 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취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수요는 전혀 없어 당분간 직원 월급 등 고정지출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여행자제 대상이 동남아 등지로 확대되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거란 추측까지 나오면서 여행업계는 자포자기 수준이다. 성원여행사 최진 이사는 “주요 대기업 여행사도 경영상 어려움으로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유급 휴가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여름 휴가철까지 침체가 이어지면 지역 영세여행사는 도산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역 여행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신규 여행 수요가 사라져 운용 자금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달까지는 버티겠지만 4, 5월 중에는 줄도산이 우려된다. 정부나 부산시가 지역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저리 대출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와 함께 대책을 논의 중이다. 빠른 시간 내 지역 여행업계가 바라는 자금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행 자제에도 무료취소 없어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에도 항공사와 호텔 등은 무료 취소를 거부해 빈축을 산다. 오는 19일 일본 후쿠오카 항공권을 예약한 A 씨는 이날 정부의 일본 등 아시아 여행 최소화 권고 소식을 듣고 항공사에 무료 취소 여부를 문의했다가 “5만400원의 취소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A 씨는 “원래 산 가격의 절반이나 수수료로 내야 한다니 당황스럽다. 정부가 여행 자제를 권고했으므로 항공권도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항공사 측은 “중국과 홍콩, 마카오를 제외하고 현재로서는 취소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공권은 물론 숙박도 ‘취소 불가’로 예약한 여행객의 고민은 더 깊다. 취소 불가로 베트남 호텔을 예약한 B 씨는 “호텔 측에 문의하니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장을 받았다. 대신 일정 변경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 잠잠해질지 몰라 새 일정을 잡는 것도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많게는 수백만 원의 취소 수수료를 감당할 수 없어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를 뒤로하고, 여행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노 재팬 때보다 더해”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 역시 최악의 위기에 내몰린다. 에어부산은 부산과 인천에서 출발하는 중국 노선 9개 가운데 8개 노선의 운항을 이미 중단했다. 부산~중국 노선은 총 6개가 운항 중이었는데 옌지와 시안, 장자제, 싼야, 하이커우 등 5개 노선이 다음 달 3월 28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부산~칭다오 노선은 주 7회 운항에서 주 4회로 감편 운항 중이다. 홍콩과 마카오 노선도 운항이 중단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때는 일본으로 가는 한국인 수가 급격하게 줄었을 뿐 일본 관광객의 입국 수요는 꾸준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노선의 출발·도착 수요가 동시에 줄다 보니 타격이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운항 수요가 감소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도 이 여파가 동남아와 제주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인이 많은 지역이나 신종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국가로의 여행을 아예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비용항공사 등 국내 항공사는 직원을 대상으로 단기 휴직과 무급 휴직을 신청받는다.
한편, 도시철도 내에서 자신을 신종 코로나 감염자라고 속여 승객을 불안하게 한 유튜버(국제신문 지난 7일 자 11면 보도 등)의 구속영장은 이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화영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