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가 만 0세 돌보려고 사용
부산에 사는 30대 후반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둘째 아이를 봤다. 첫째 아이가 나온 지 4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다. 김 씨는 2015년 첫 출산 때만 해도 새로 태어난 아이와 전업주부인 부인을 충분히 보살피지 못했다. 사회적 인식 부족과 회사 내 일부 ‘따가운 시선’ 탓에 육아 휴직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금기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하지 않는다. 조만간 육아 휴직을 내기로 했다. 마침 정부도 휴가 기간 연장 등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위 ‘라떼 파파(latte papa)’로 불리는 남성 육아 휴직자가 최근 1년간 50% 가까이 급증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9 일·가정 양립 지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육아 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총 1만7662명으로 2017년(1만2042명)보다 46.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육아 휴직 사용자는 7만8080명에서 8만1537명으로 4.4% 증가했다. 여성 사용자가 여전히 많지만 증가율만 따지면 남성 사용자의 급증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전체 육아 휴직 사용자(남성+여성)도 2017년(9만122명)보다 10.1% 증가한 9만9199명으로 집계됐다. 10여 년 전인 2009년(3만5400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며 10만 명에 육박한 것이다.
육아 휴직 사용자가 남성을 중심으로 급증한 것은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제도적 뒷받침, 기업 풍토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고용노동부는 남성 직장인이 사용하는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지난 10월 1일부터 기존 3일에서 10일로 늘렸다. 지난해 전체 육아 휴직자의 64.5%는 만 0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육아 휴직을 사용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