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산지 증명·급행료 개선 촉구
- 가파른 임금상승도 큰 고충으로
- “정상회의서 해결 모색해 주길”
-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년
-국가 간 무역 규모 20배로 커져
“베트남 남부지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는데,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부산지역 스마트공장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을 수가 없거든요. 베트남 직원을 뽑아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게 현지 교육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부산 자동차부품 제조기업)
“인도네시아 세관 직원들이 너무 까다로운 심사를 벌여 통관상 문제가 발생합니다.”(로프 제조기업)
아세안 국가와 교역하거나 현지에 진출한 부산 기업인의 목소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아세안을 무대로 활동 중인 부산 기업 250개사에 경영애로 사항을 1 대 1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의견이 24일 모였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 국가 정상과 정책담당자에게 이런 뜻이 전달돼 아세안과 교류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많은 기업이 수출입 통관절차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베트남에서 강관(철강)을 제조 중인 업체를 예로 들면 이렇다. 원산지 증명의 경우 자유무역협정상 3영업일 내 발급해 제출하면 되는데, 현지 공무원들이 영업일에 속하지 않는 휴일을 영업일에 넣은 뒤 증명서 재발급이나 벌금 등 페널티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일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담당자에게 급행료를 건내는 관행이 많아 현지 기업의 부담이 크다”고 귀띔했다.
현지 인력 채용도 부담이 큰 부분이다. 아세안 국가에 진출한 중국 등 글로벌 기업이 늘면서, 한국 기업서 일하다가 조금 더 나은 조건을 내건 글로벌기업으로 이직하는 일이 잦다. 한국 기업에서 기술 노하우를 익힌 중견관리자급이 많이 이탈한다. 한국 기업의 영업기밀을 경쟁기업에 넘기고 있지만 이를 막을 사회시스템이 없다. 또 이직이 많아지면서, 현지 임금이 크게 올라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이라는 아세안 국가 진출의 이점도 사라지고 있다.
이외에도 ▷아세안 국가의 특유 문화 탓에 친·인척이 한꺼번에 채용됐다가 모두 이직해 생긴 ‘인력 공백’ ▷거래처에서 대금 수금이 원활히 되지 않는 문제 등도 기업이 아세안 국가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들 상당수가 “이번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국가의 외교·경제분야 장관을 만나 개선책을 요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부산상의에 바람을 전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산 중소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의 해결책이 모색되는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교역 규모가 대화 관계 수립 30년 만에 20배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아세안 10개 국가에 대한 한국의 총수출과 총수입 규모가 각각 800억1200만 달러와 474억900만 달러였다. 1989년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 규모는 39억9200만 달러, 수입액은 41억9200만 달러였다.
이석주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