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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강소기업 도시로 <9> 중개연구 네트워크

부산 산학연 기술지원단, 지역 제조업 환골탈태 이끈다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11-14 19:10:2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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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硏 ‘인구구조 변화’ 보고서
- 부산 28년동안 쇠퇴지역 머물러
- 인재 중심 혁신역량 강화 절실

- 지원단, 日규제 대응 위해 출범
- 부산대·상공계·공공기관 뭉쳐
- 현장 맞춤형 기획·인력 양성

- 중개연구 플랫폼 개발도 구상
- 다른 대학·연구기관 참여 유도
- 우수 인력 지역기업 정착 목표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고령화시대의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성장 변동경로’라는 보고서에는 부산이 처한 경제 위기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인구와 소득을 중심으로 ▷정체 ▷쇠퇴 ▷잠재적 성장 ▷성장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1990년부터 2017년까지 광역 자치단체별 성장 경로를 그렸다.
   
부산대 산학협력관 내 창업 지원 공간 중 하나인 ‘V-Space’에서 창업가들이 제품 개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부산대는 기존 산학협력 체계를 집결해 ‘기술지원단’을 꾸리고, 지역 제조업 현장의 기술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민철 기자
이 보고서에 드러난 부산의 성장 경로는 지난 28년 내내 쇠퇴지역에 머물렀다. 나머지 광역자치단체는 대부분 성장 또는 잠재적 성장지역과 쇠퇴지역을 고루 오갔다. 강원도가 부산과 함께 쇠퇴지역에 머무른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감소기에 접어든 도시는 고급 인력에 집중해 기술수준 중심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도시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 김병진 원장은 “그동안 지역 차원에서 ‘혁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며 “R&D(연구·개발) 네트워크를 다지는 것부터 출발해 산업 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D 청사진 선언했지만…

오거돈 부산시장이 R&D 주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R&D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지역 주도형 R&D 네트워크를 구성해 부산을 전국 4위 규모의 R&D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표(국제신문 지난달 28일자 17면 보도)한 것은 고무적이다. 정부와 출연 연구기관 중심의 R&D 지원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 산업계와 대학, 연구기관이 역량을 모을 것을 이 자리에서 다짐했다.

하지만 시의 R&D 정책은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다. 시의 관련 업무가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성장전략국 내 대학협력단이 현재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학에서 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사업도 이 부서 소관이다. 산학연 네트워크에서 대학이라는 축이 별개 부서로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R&D 정책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부서는 일자리경제실 내 혁신경제과 소관이다. 이 부서 안의 산업R&D혁신팀에는 현재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 R&D 자금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오 시장의 선언과도 동떨어진 체계라는 평가다.

시야를 넓혀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도 시의 R&D 철학은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은 아예 ‘과학산업국’을 편성해 R&D 역량을 집중했다. 경기도는 ‘미래성장정책관’실에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경제정책과에서 R&D와 기업 지원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경남도는 신산업연구과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에 따라 시가 전반적인 R&D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네트워크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R&D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정책 기획도 모두 시의 역할”이라며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형태로의 업무 집중은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중개연구 향한 첫 발은

부산대는 지난 9월 부산산업과학혁신원 부산상공회의소 부산테크노파크와 ‘기술지원단’을 설립했다. 부산대의 핵심 공학 역량은 ▷기계·조선·항공 ▷소재·화학 ▷전기·전자·컴퓨터 ▷나노·융합 관련 학과가 총집결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술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부산테크노파크는 기업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기술에 대한 기획과 연구·개발 정책을 다듬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술지원단의 출범 배경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차원에서다.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이 뭉친 성격이 짙어 앞으로는 역량을 더욱 확대해 지역 제조업 혁신의 밑거름으로 삼을 방침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과 관련된 정책을 짤 때 대학은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며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에 대한 사안을 대학이 직접 챙기는 등 현장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지원단에서는 기술교류회를 열어 대학 교수와 기업이 협의체를 만들어 연구·개발 과제를 함께 기획하거나, 관련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네트워크에 편성된 기업의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해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외에도 예산을 편성해 긴급하게 개발해야 하는 기술을 지원하고, 연구·개발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함께 수행한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개연구를 위한 플랫폼 개발에 관한 사업도 현재 구상 중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성과물을 플랫폼에 집결해 이를 평가·해석하는 작업이다. 중개연구 플랫폼에는 다양한 구성원의 참여가 중요하므로, 기술지원단 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우수 인력이 지역 기업에 정착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등록금 수입에 머무는 것에서 벗어나, 대학이 가진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지역 기업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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