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진성호(화학교육과·사진) 교수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가 소재·부품 국산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진 교수는 “소재와 부품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국제 분업 구조가 무너진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는) 20년 전부터 제기된 소재와 부품 국산화를 위한 원동력이 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이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중심으로 소재와 부품 국산화를 위한 지식이 축적했다고 본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한 학자뿐 아니라, 산업체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가 확보됐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노력뿐 아니라 지역이 주도하는 형태의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방안도 조언했다. 진 교수는 “부산의 강점은 풍부한 대학의 연구·개발 인프라다”며 “다만 대학 연구실의 과제가 상용화되기 쉽지 않으므로 대학의 연구 결과물을 산업 현장에서 끊임없이 검증하고 시험하는 ‘진정한’ 의미의 협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에는 기초과학과 공학 등 기술 전문가뿐 아니라 기술의 시장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포진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구 결과물을 망라해 적극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내놓는다면 기업 차원에서 일구는 기술 상용화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해석했다. 진 교수는 “대학과 대기업, 대학과 중소기업 중심의 네트워크가 교수-대학생-창업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산학협력 3.0’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기술과 산업에 참여하는 구조는 중개 연구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 소재 분야 전문가인 진 교수는 부산대 플라스틱정보 및 에너지소재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