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에 나선 가운데 국내 일본계 대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는 1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계 기업들의 배당금은 순이익의 60%에 육박해 국내 투자에는 인색하고 배당으로 본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2개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포함)의 지난해 실적을 조사했더니 이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5조7796억 원, 8조255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1.7% 늘었고 영업이익은 13.3%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일본계 기업(공동지배 포함) 13곳은 매출은 15조9403억 원에서 18조8250억 원으로 18.1%, 영업이익은 1조333억 원에서 1조5350억 원으로 48.6% 늘었다.
전체 외국계 기업 중 일본계 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국내 기업(404곳)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폭(매출 10.9%, 영업이익 31.3%) 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본계 기업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투자는 오히려 줄이고 있었다. 지난해 투자액은 4202억 원으로 2016년 4679억 원에 비해 10.2% 감소했다. 52개 전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5조444억 원에서 6조1240억 원으로 21.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반면 일본계 기업의 지난해 배당금(결산 및 중간배당)은 6768억 원으로 순이익(1조 1296억 원)의 59.9%에 달했다. 배당성향은 2016년 59.4% 대비 0.5% 포인트 상승했으나 순이익이 2년 새 39.7%(3210억 원) 증가하면서 배당액도 2000억 원 가까이(40.8%, 1961억 원) 늘어났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대부는 영업이익이 2016년 1963억 원에서 지난해 4337억 원으로 120.9% 급증했지만 투자는 12억 원에 불과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의 경우 2년 새 영업이익이 1073억 원에서 2344억 원으로 118.4% 급증했지만 투자는 170억 원에서 137억 원으로 19.5% 감소했다.
한국미니스톱 역시 영업이익은 35.8% 늘었지만 투자는 23.4% 줄었다. 이밖에 도레이첨단소재(-29.1%),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26.5%), 현대코스모(-16.9%) 등도 10% 이상 투자를 줄였다.
배당은 일본의 화학회사 ‘아사히카세이’가 지분을 100% 보유한 동서석유화학은 지난해 순이익(1801억 원)의 90%가 넘는 1637억 원을, 산와대부(1200억 원)와 에프알엘코리아(1110억 원)도 1000억 원 이상 배당했다.
이어 에스원(845억 원), 현대코스모(600억 원), 한국니토옵티칼(597억 원), 도레이첨단소재(319억 원), 미쓰이케미컬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274억 원), 소니코리아(100억 원) 순이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