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해체시장 규모만 22조 원
- 세계시장은 현재 549조 원 추산
- 기술력, 선진국 85% 수준 달해
- 전문기업 육성 기반 구축 필요
- 국내 원자력업체 부산·경남 34%
- 지역 매출액은 전체 70% 차지
- 해체시장 열리면 지역경제 도움
- 전문가 “지역 강화책 마련해야”
고리1호기 가동이 멈춘 지 2년. 원전 해체를 위한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내년 해체 계획서를 작성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면 승인이 떨어진 뒤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수원은 해체에 착수하는 시점을 2022년 6월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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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해체를 위한 산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고리1호기를 포함한 원전이 밀집한 부산 기장군 일대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일대 전경. 국제신문DB |
해체까지 3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관련 기술은 정부와 소수의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원전 해체에 필요한 기술을 차례로 개발한 뒤 민간에 이양하는 방식이다. 원전해체연구소가 건립되면 본격적으로 실증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며 중소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 안석영 원전해체핵심기술연구센터장은 “원전해체 기술은 이른바 ‘로켓 사이언스’와 같이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첨단 기술 영역이 아니다”며 “정부와 대기업이 기술을 개발한 후 실증 단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전 해체 시장은
정부가 지난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원전해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은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산되는 세계 시장 규모는 549조 원 수준이다. 국내 해체 시장은 22조5000억 원(30기 기준)으로, 2030년 이전까지 원전 12기가 추가로 설계 수명이 끝나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기 일감 창출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핵심 인프라 구축 등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원전 해체 기술은 선진국의 8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리1호기가 가동을 멈춘 2017년 기준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는 이미 확보했다. 한수원은 이후 추가로 기술 개발에 착수해 미확보 기술 17개에 대한 상용화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까지 미확보 기술 중 11개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미확보 기술 중 4개에 대한 개발 작업을 마쳤다. 올해에는 6개 기술을 확보하며, 2021년까지 원전 해체에 필요한 모든 기술 개발이 완료된다.
원전 해체 기술은 첨단 기술 개념보다 종합 엔지니어링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해체 사업을 총괄하는 한수원은 산하에 ▷사업 기반 조성 ▷영구 정지 관리 ▷엔지니어링 ▷폐기물 관리 ▷제염·철거 ▷대지 복원을 담당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국내 원전 해체 산업 공급망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원전 해체 과정에는 기계 환경 토목 분야의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수원 고리원전 제1 발전소 최득기 안전관리실장은 “국내 원전 해체 기술이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지만, 한국은 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우수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가능성도 크다”며 “일각에서는 원전 해체 관련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나, 고리1호기 완전 해체 시기가 2030년께로 예정돼 있어 시기별로 필요한 전문 인력이 모두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중소기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지역 산업 특성상 아직 원전 해체 기술을 선점하거나, 준비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 많아 향후 시장이 열리면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부산시 원전 해체 산업 육성 방안’ 보고서에서 원전 해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지역 산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원자력 사업체 수는 총 232곳으로, 서울·경기권이 53%를 차지하고, 부산·경남권에 34%가 있다. 특히 동남권의 매출액이 총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업계 전문가는 “원전 해체는 해체에 참여한 ‘실적’이 중요한데, 아직 국내에는 경험이 있는 업체가 없으므로 결국 원전 부품을 납품한 경험이 있는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산·경남권에 원전 부품 납품 업체가 집중돼 있어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리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전은 종합 엔지니어링 기술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제조업 분야에서도 기계산업뿐 아니라 가죽 화학물질 금속가공 의료 같은 산업이 원전 해체 산업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도 전기·가스 환경 건축기술 엔지니어링 종합건설 같은 분야가 참여할 수 있다. 모두 지역 뿌리산업과 연관된 업종이다.
부산연구원 최윤찬 연구위원은 “원전 해체는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지역 현안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역 자생력을 강화하는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