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지자체 반발에도 “시내버스 요금을 조정할 때가 됐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류근중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위원장 및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회동을 했다. 이날 만남은 자동차노련의 총파업 돌입을 이틀 앞두고 정부와 버스업계 간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자동차노련은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에 따른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중이다.

홍 부총리는 “대중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중앙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고민하겠다”며 “시내버스 요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버스 요금을 올린 지 5년 이상이 된 지역도 있는 만큼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에 따른 인력 충원 문제와 상관없이 요금을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시내버스 인허가권이 정부에서 지자체로 이관됐고, 정부가 버스를 지원하는 재정을 지자체로 내려주기 때문에 그 역할(요금 조정)은 지자체가 하는 게 맞다”고 못 박았다.

다만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한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지자체가 면허권을 가진 버스 운송사업자에게 국비를 지원하는 것은 재정 원칙상 수용하기 어렵지만 교통 취약지역 주민의 교통권 보장과 버스 인프라 확충 등과 관련해서는 지자체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500인 이상 버스 사업장에 대한 임금 지원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