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국제유가 치솟나… 국내 기름값도 비상

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화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더 이상 대이란 제재 유예가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현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조치(SRE)를 다시 발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인라 로이터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만료 기한을 넘어 연장되는 어떠한 면제 조치도 없다”며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제로(0)’로 간다”고 강조하면서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 3위 산유국으로 오일머니로 경제를 먹여 살린다.

미국의 강수에 결국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해협은 산유국들이 주로 이용하는 걸프 해역의 입구 통로다.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이 모두 이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출한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40%가량이 오가는 이 해협은 이란 영해에 속해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는다고 전망한다.

지난 10년래 유가 최고치가 배럴당 113.93달러(WTI 기준, 2011년 4월 29일)임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이다.

미국발 제재에 따라 이란산 원유수입은 5월 2일 0시부터 전면 금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7월 미국 등 주요 6개국들(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과 이란이 체결한 이란핵협정 이후에도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감축이라는 합의조건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5월 이란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같은해 8월 6일에는 이란핵협정에 따라 중단했던 대이란 제재를 부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7일 0시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재개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2016년 1월 이란이 핵합의 이행에 나서면서 제재 완화·중단에 들어간 지 2년 7개월 만이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5일 0시부터는 이란산 원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거래는 물론 항만·에너지·조선·선박 부문 거래 및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2차 제재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2차 제재 시행으로 지난 2016년 1월부터 완화됐던 이란 제재가 2년 10개월 만에 완전히 부활됐다.

다만 2단계 제재에서 한국 등 8개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의 한시적 예외국으로 인정됐다.

한국을 비롯해 180일간 예외를 면제받았던 8개국(한국,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이 이번 이란 제재의 영향을 받는다.

국내에 튀는 불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오피넷에 따르면 부산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31.25원이다. 경유는 1318.67원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42.03원이다. 경유는 1329.14원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