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국내외 사례 살펴보니… “헝가리 0을 30개 떼내 세계 최고기록”

연합뉴스

화폐개혁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화폐 단위가 커서 환율 계산하기 힘들고 경제 위상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

지난달 3월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이 논의돼야 한다. 이 연구는 오래전 해놓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화폐개혁 논의에 불을 붙였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의 가치는 그대로 두되 단위만 줄이는 화폐개혁의 일종이다.

1000원에서 0을 3개 떼어서 1원으로 단위를 낮추자는 이야기다.

화폐 단위가 너무 커져 불편한데다 국제적 위상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주요 논리다.

OECD 회원국 중 1달러와의 교환비율이 4자리인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반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경제가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큰 불확실성을 가미하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53년 2월 및 1962년 6월 신ㆍ구 화폐의 환가비율(換價比率)을 각기 100 대 1과 10 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한했다.

원이 환으로 바뀔 때(1953년) 0이 두 개 떨어져 나갔고, 환이 다시 원이 될 때(1962년) 0이 또 1개 떨어져 나갔다.

독일에서도 진행된 적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물가는 전쟁 전의 1.3조 배였다.

담배 한 갑 사는 데 보스턴백 가득히 돈을 담아가야 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1923년 0을 12개(1조) 떼어 내 구마르크를 신마르크로 개명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헝가리가 리디노미네이션을 했을 때는 구화폐에서 0을 30개나 떼내야 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세계 최고기록이다.

그 다음은 1922년의 제정러시아이며, 4년에 걸쳐 3번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는데 결과적으로 5억 구루블이 1신루블로 낙착됐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