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발관·첨단융합허브센터 등
- 지역 인프라 집적은 큰 자산
- OEM 업체 등은 시장 넓히고
- 자체 브랜드는 틈새 노려야
- 개성공단 재개되면 활력 될 듯
국내 신발업계가 현재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산지역 신발산업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관계자는 없다. 수십 년간 다져온 기술력과 응집된 노하우, 관련 인프라 집적화는 이러한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배경이다.
| |  |
| 집적된 신발 관련 각종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키운다면 지역 신발산업은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진은 지역 신발산업의 거점 역할을 담당할 부산 사상구 스마트시티 내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 전경. 국제신문 DB |
12일 관련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지역 신발업계는 크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와, 자체 브랜드 업체로 양분된다. 2015년부터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브랜드는 수난을 겪었지만, 지역 ODM 업체들은 글로벌 브랜드의 시장 확대와 더불어 급성장했다. 2002년 베트남에 공장을 세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월 총 610만(화승비나 380만, 화승인도네시아 150만, 장천제화대련유한공사 80만) 켤레의 신발을 만들며 아디다스의 전 세계 2위 공급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아디다스 그룹 생산업체 역량평가(Footwear Advanced Capability Track)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아디다스와 뉴발란스에 납품하는 파크랜드 역시 2005년 신발 OEM 시장에 뛰어든 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2020년 세계 5위 수준을 목표로 계속 확장 중이다. 나이키의 주요 ODM업체인 창신Inc 등도 최근 10년 새 매출액이 4배나 늘었다. 이런 바탕에는 단순 OEM이 아닌, 연구개발과 혁신에 주력한 덕분이다.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지역 업체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화 브랜드인 ‘비트로’를 생산하는 학산이 대표적이다. 1995년 자체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 국내시장 점유율 30%를 유지하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제품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70억 원에 달한다. 트렉스타 역시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해외 매출액이 매년 20% 증가하고 있다.
경남정보대 문진복(신발패션산업과) 교수는 “부산에는 신발업체와 한국신발피혁연구원, 신발산업진흥센터를 비롯해 최근 문을 연 한국신발관과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 등 관련 인프라가 집적돼있고 최근 성능인증시스템 구축까지 완료됐다”며 “이런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키우고 공정 자동화까지 이뤄진다면 지역 신발산업의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남북 화해무드에 따른 개성공단 재개는 지역 신발산업을 살릴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은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싸고 기술인력이 풍부하다. 1일 생활권으로 각종 원부자재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국신발산업협회 문창섭(삼덕통상 대표) 회장은 “삼덕통상을 비롯한 지역 신발업체들은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