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기관 등 풍부한 인프라 불구
- 지역업계 젓갈 등 가공수준 그쳐
- 고로케로 발상 전환한 삼진어묵
- 비린내 없앤 고등어 연육제품 등
- 국내외 뜬 롤모델 벤치마킹해야
- 암남동 수산클러스터 헤드타워
- 산·학·연·관 네트워크 총망라돼
- 수출·창업·마케팅 지원 교두보
- 철저한 준비로 설립 박차를
부산은 전국 최대 수산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공동어시장, 감천국제수산물도매시장 등 수산시장은 물론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등 수산 식품을 고급화할 수 있는 전문 연구·개발 기관들이 있다. 이처럼 대규모 수산시장과 연구시설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지만 부산은 수산물을 전국으로 단순 분산시키고 어묵 맛살 젓갈 등을 가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수한 연구 인력을 두루 갖춘 기관을 활용해 수산물의 가치를 높여야 수산업 부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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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성물산 직원들이 고등어 스낵 ‘꾸이꾸이’를 생산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 기자 parksh@kookje.co.kr |
■고등어 가공제품 출시로 고급화
삼진어묵은 ‘부산발 어묵 열풍’을 일으켰다.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던 박재덕 창업주는 일본에서 어묵 제조 기술을 배워 와 1953년 영도 봉래시장에서 어묵 공장을 열었다. 2013년 오래된 시설을 깔끔한 빵집처럼 바꾸며 어묵 베이커리형 매장으로 변신했다. 반찬으로만 소비되던 어묵 대신 ‘어묵 고로케’ 등 새로운 어묵 메뉴를 내놓으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삼진어묵 매출은 5년 새 10배 이상 성장했고 해외에도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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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 가공 과자 ‘고짱 꾸이’. |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업계는 2015년 출시한 고등어 어포제품인 ‘고짱’을 시작으로 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 10여 종의 고등어 가공품을 개발했고, 이 중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비린내 제거기술을 활용해 만든 고등어 연육제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짱, 고갈비포의 지난해 11월 말 수출액은 3742만 원이었고 오는 3월 중 고갈비포는 베트남과 러시아 등에 1억7000만 원어치를 수출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국내 한 수산물 가공기업과 함께 고등어 연육과 김을 활용해 만드는 ‘한 어부의 고갈비포’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은 고등어 가공품을 대기업 OEM 방식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생물 고등어 가격은 시세에 따라 크게 변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가공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수산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초콜릿, 고갈비 김어포 등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고 밝혔다. 수산식품 고급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수산 부문에 특화된 금융상품을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부산이 지닌 강점인 수산을 활용해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수산가공품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통적인 수산대출뿐 아니라 기술보증, 신용보증, 수산펀드, 수산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지원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수산업을 활용한 첨단 해양바이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산식품클러스터 헤드타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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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식품 클러스터 조감도. |
부산시는 수산식품산업을 수출 주도하며 고부가 첨단 식품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산식품 클러스터 헤드타워(Head Tower)’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구 암남동 수의과학계류장(혈청소) 부지에 연면적 2만1000㎡로 ‘수산식품 클러스터 헤드타워’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간 부산 서구와 사하구를 중심으로 구축된 수산 인프라를 헤드타워 중심으로 묶어 수산식품산업의 글로벌화와 고도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헤드타워는 ‘클러스터 지원센터’와 ‘수산식품연구소’ ‘기업연구존’으로 구성된다. 지원센터는 수산 관련 산·학·연·관 기관들의 네트워크 중심이 돼 기업의 수출, 창업, 마케팅 지원을 맡는다.
수산식품연구소는 수산식품 원료 특성과 수산식품의 4차 산업화와 소비 패턴 대응 고부가가치 식품개발 등에 앞장선다. 부산시는 연구소 설립부지를 지원하고, 수산과학원이 연구소 설립과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기업연구존은 수산식품 기업의 연구소를 집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들 기관과 별도로 민자사업으로 인근에 3만5000㎡ 규모 부지에 1333억 원을 투입해 MICE 및 문화관광지원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호텔 기능을 하는 수산콤플렉스와 전시 판매시설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되지 못해 시는 오는 6월 재신청을 하기로 했다. 이후 내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하고 2022년 조성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연구소 설치에 따른 조직·인력 확충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고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되지 않아 예타 대상이 되지 못했다”며 “올해는 준비를 충분히 해 사업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수산업계 관계자는 “소자본, 단순·내수 중심의 국내 수산식품산업으로는 소비자 요구에 맞추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부산 수산업 부흥을 위해서는 클러스터 헤드타워 건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산 서구와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은 국민생선 ‘고등어’를 지역 전략식품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공공장은 올 하반기까지 국·시·구비 등 총 44억여 원을 들여 연면적 2304㎡에 지상 4층 규모로 짓는다. 이곳에는 하역장, 냉동창고, 가공처리실 등이 들어선다. 사업단은 가공공장에서 지역 수산 가공업체 등과 함께 고등어를 활용한 가정식 대체식품을 만들 계획이다. 전자레인지용 고등어구이, 요구르트 형태 건강식품, 반려동물 사료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