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숙원인 부산~유럽 장거리 노선 개설을 국토부가 국적 항공사의 수익 보전을 위해 1년 이상 저지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15일 “핀에어 측은 부산~헬싱키 노선 취항을 위해 국토부에 승인 요청을 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국-핀란드 항공회담까지 개최했지만 국토부가 이해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주장했다.
당시 회담에서 국토부는 “한국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일방적인 운수권 증대는 곤란하다”며 부산~헬싱키 노선 취항에 따른 우리 국적사 손실예상액이 연간 약 300억원이라고 주장하면서 핀에어가 좌석 공유 등의 항공사간 상무협정을 통해 이를 보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토부는 부산~헬싱키 노선 취항에 따른 국적사 손실 예상액 300억원에 대한 산정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핀에어의 부산발 유럽노선 취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 운수권 증대문제를 항공사간 상무협정에 일임한 것은 정부가 국민의 이동편익권을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항공사에게 맡겨버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핀에어와 대한항공간의 상무협정 관련 협의가 대한항공 측의 미온적 태도로 추진에 애로를 겪어 왔고, 끝내 지난해 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핀에어는 대한항공 측에 기존 인천노선 외에 헬싱키와 북유럽 노선 간 이원구간 코드쉐어 등을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토부는 손실 보전이 수용 불가할 경우 핀에어측에 부산~헬싱키 구간의 판매만을 허용하고, 헬싱키 공항에서 환승해 유럽 23개 주요도시로 가는 항공권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우리 국적사가 유럽 2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헬싱키를 경유하는 해당노선의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과 같고, 이러한 제한은 영남권 주민들의 시간과 비용 증가, 불편함을 초래할 뿐”이라며 “국민의 편익과 민간항공사의 영업이익이 충돌할 경우 당연히 국민의 편에 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민간항공사의 영업사원을 자임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로서는 우리 항공산업의 네트워크 살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판매지점을 제한하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헬싱키 가는 고객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유 럽으로 가는 환승 고객이다. 핀에어에서 타 유럽으로 가는 사람을 헬싱키에 가서 뿌려주다 보니 북유럽이나 스페인 등 수요를 다 가져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항공산업의 네트워크 측면에서 보면 스페인 등 데일리(주7일)로 세팅되지 않은 노선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국적사 직항 노선이 사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핀에어는 차라리 항공사간 협상하겠다고 해서 회담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인천-헬싱키 노선에 없는 환승금지 조건을 부산 노선에만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인천-헬싱키 노선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 그런데 항공협정을 맺을 때 거꾸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된 것은 조정 못하기 때문에 부산 노선에 그런 조건을 내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부에서 300억 원이란 액수의 보전을 제시한 적 없고, 대한항공 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핀에어 한국지사장이 이달 초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면담해 국적 항공사들의 갑질에 대해 조치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공정위는 이날 “최근 핀에어 측과의 공식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