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람 뽑느니 일 줄인다” 현장은 한숨

‘52시간 근로시대’의 역설…300인 이상 업체 내달 시행

경기악화 직격탄 제조·건설, “채용보다 작업 단축이 이득”…업종별 탄력운용 등 필요성

  • 권용휘 김미희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18-06-19 20:20:05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일 만난 종업원 300인 이상인 부산의 중견 철강 제조업체 A사의 인사 담당자는 다음 달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제에 대해 묻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채용을 더 해야 하지만, 생산성은 되레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장가동률, 영업전략, 매출 추이, 관련 업종 현황에 바탕을 둔 각종 시나리오를 만들어 분석 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대비해 근로시간 단축에도 추가 채용 없이 법정 근로시간 기준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게 낫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규모의 설비기계업체 B사의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이 건설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근로시간이 줄면 공기를 맞추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더 투입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건설 경기도 어려운 마당에 공사비까지 늘어나면 고용은 고사하고 경영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된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부산지역 산업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상당수 제조업체는 경기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 차라리 공장 가동을 줄이는 게 낫다고 보고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은 ‘월간 노동리뷰 6월호’에 실린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적용했을 때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창출될 수 있는 일자리는 최대 1만5400개라고 추산했다. 연장근로를 제외한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으로 적용하면 최대 2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21년 7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확대되면 최대 13만2000개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부산 경제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조선기자재 자동차 등 부산 제조업체와 건설업체는 인력난에 이은 경영난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는 300인 이상 기업은 줄어든 노동시간에 대비해 대응책을 고민해볼 여력이라도 있지만, 2020년 적용받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남은 유예 기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한 지역 부품제조업체 대표는 “경영 상황과 무관하게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 차라리 일감을 줄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독일의 근로시간계좌제 등 해외 사례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300인 이하 사업장 적용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개선책을 마련해 그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용휘 김미희 김진룡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10. 10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8. 8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9. 9“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영도 골목 끝, 로스팅에 진심인 공간
부산·경남 해상풍력 과제
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