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추가인상 결정이 확실시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도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리인상을 통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을 줄여야 하지만 경기침체에 발목이 잡혀있는 형국이다.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2일께(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 간 정책금리 차이가 0.50%포인트로 벌어지게 된다.
양국의 금리역전 폭 확대가 자본유출로 당장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지만, 역전현상이 장기화되면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강세로 이어지고, 신흥국의 위기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다. 만약 오는 1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긴축이 시사되면 신흥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한국도 자본 유출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한 달 후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이 나오며 인상 전망이 많이 줄었지만 그렇다고 아직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기엔 경기와 물가가 충분히 받쳐주지 못한다. 올해 경기는 작년보다 둔화할 것으로 이미 예상됐지만 속도를 두고 논란이 있다. 일각에선 침체 초입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를 ‘하드 캐리’하는 반도체를 대체할 산업이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 회복세도 희망 수준보다 약하다. 어려운 고용 사정도 걸림돌이다. 물가 상승률도 연초보다는 올라왔지만, 한은 목표(2%)에는 미달한다. 가계부채도 여전히 소득 증가율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금융안정 측면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지표가 엇갈려서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고 대외 여건도 조금 불투명해지는 모습이 있다”며 “그렇다고 당장 경기가 하강으로 들어섰다고 하긴 어려워서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 다음 달 7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고 말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