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인건비·운영비 등 절감
-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
- 항운노조 “주말·환적화물 집중
- 반자동화 유인시스템이 적합
- 일자리 감소 대안 수립이 우선”
- 해수부 “연말까지 로드맵 마련”
세계 주요 항만들이 경쟁적으로 스마트항만 도입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부산항에 완전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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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양산항의 중앙통제실 타워에서 직원들이 모니터 화면을 통해 겐트리(안벽)크레인을 조종하고 있다. 정유선 기자 |
‘스마트항만’이란 자동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자동·자율적으로 물류 흐름을 최적화하는 항만을 말한다. 이를 완성하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자동화 항만’이다.
■부산신항 자동화 도입 시기·대상은
정부가 완전 자동화 시스템 도입 대상으로 삼는 부두는 현재 건설 중인 부산 신항 2-5단계(2022년 개장), 2-6단계(2024년 개장), 3단계 (2029년 이후 개장), 인천신항 1-2단계(2025년 개장) 등이다. 환적항인 부산항과 수출입 위주의 인천항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항만별 물류특성, 입지조건 등에 최적화된 도입 시스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산항운노조는 자동화 도입에 필연적인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한 촘촘한 대책이 짜이고, 항만장비, 운영시스템 등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 때 도입하자며 3단계 이후를 주장한다. 부산항만공사 등은 자동화 부두를 구축하려면 지반침하 등에 대비해 하부공사부터 완벽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2-5단계의 경우 반자동화를 염두에 두고 하부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에서는 지금 시작해도 이미 전세계적 자동화 대열에서 뒤쳐져 항만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며 2-5단계 또는 2-6단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항식 자동화”… 공론화 착수
부산항 현실에 자동화 항만이 적합한지에 대한 근본적 검토와 함께 자동화 도입시 부산항의 경쟁력과 일자리, 수익 등을 모두 만족시킬 부산항식 자동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자동화 항만의 하역 생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 청도항, 샤먼항, 양산항 등 최근 개장한 완전자동화 터미널의 경우 시간당 40무브(시간당 40개 컨테이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초기단계 생산성은 26무브~30무브로 반자동화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초기 투자비는 막대하고 회수 기간이 길다. 전자동화 터미널은 건설, 장비 투자비가 반자동화 터미널 대비 약 20~30% 증가하지만 부산항에서 인건비 비중은 10% 이하로 사업성과 투자비회수 관점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항운노조 이윤태 부위원장은 “환적항인 부산항은 높은 생산성과 안정적인 화물연계가 필요하고, 특히 주말에 물량이 집중되는데 반자동화 유인 시스템에서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해 훨씬 효율적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동화 도입을 찬성하는 쪽은 자동화 항만의 생산성은 계속 향상되고 있으며 자동화는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인건비 절감, 터미널 운영비 절감 등으로 항만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의 장점도 있다. 일자리 문제도 첨예한 쟁점이다. 부산항 북항 폐쇄가 임박한 상황에서 신항에 자동화가 도입될 경우 고용승계가 불가능해 북항 근로자 17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노조 측은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과 자동화에 대비한 직무전환, 직종전환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역장비와 장비제어, TOS(터미널운영시스템) 등 자동화 항만 구축과 관련된 국내 관련산업의 경쟁력이 뒤져 있고, 선도기업과 격차가 크다는 점도 즉각적인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전자동화 하역장비, TOS의 국산화 개발소요 기간을 위해서라도 일정 기간 테스트베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달중 노조와의 공동 용역을 시작으로 공론화 과정에 착수한다. 해수부 임현철 항만국장은 “연말께 스마트항만 중장기 로드맵과 함께 신항만 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2021년 2월 개장 예정인 부산신항 2-4단계 민자부두의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은 무인 안벽크레인 도입을 위한 지반 강화 문제를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고 있다. 터미널 완전 무인 자동화를 위해선 안벽크레인 외에 AGV(무인운반차량)도 도입해야 하는데 BCT 관계자는 “아직 항만 자동화에 대해 확정된 바 없고 AGV 도입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