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규모社 분산 운영 중인 터미널
- 타부두 환적 등 국제경쟁력 악화
- 정부, 해외지분 추가 매입 추진
- 선석 등 재배치로 효율성 제고도

현대상선의 4부두 운영권 확보는 단순한 현대상선의 경영 개선 뿐 아니라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항 터미널 통합운영으로 가는 첫 단추를 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14일 “부산항이 세계적인 환적 거점항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터미널 운영사 체계의 전면적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신항 터미널 통합운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는 현재 신항 5개 터미널이 소규모 운영사들이 각각 운영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부산항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을 넘어서야 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부산항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 운영사들의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지만 웃지 못할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글로벌 해운동맹 물동량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부산항의 하역료가 크게 하락한데다 구조적으로 신항의 터미널 운영사가 많다보니 선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부산항의 운영사를 줄여 선사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신항의 경우 운영사 2~3개가 적당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수의 운영사는 부산항의 효율성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머스크, MSC 등 대형 선사들은 한 터미널에서 하역 처리가 불가능해 터미널을 쪼개서 화물을 하역해야 하고, ITT(타부두 환적)문제도 발생한다.

14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얼라이언스 재편과 기항 터미널 변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신항 내에서만 205만 TEU의 타부두 환적물동량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ITT는 부산항의 환적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ITT가 많아지면 선사들이 부담해야 할 물류비용이 늘어난다. 선사로선 처리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부산항에서 물량을 뺄 가능성도 있다.

KMI 역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ITT가 향후 10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부산항의 비용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돼 주요 얼라이언스가 부산항의 환적 의존도를 낮출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해수부는 앞으로도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신항 터미널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국적 물류기업 연합터미널’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현대상선의 지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국적 터미널인 한진부산(3부두), 현대산업개발(2-4단계 부두)까지 조성을 마치면 신항 6개 터미널 중 절반(50%)이 국적 터미널이 된다. 해수부는 향후 국적 터미널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