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밀함 요구 산업용 가스 밸브
- 원자재·부품 바코드 입력으로
- 제품완성 전 과정 실시간 관리
- 설비 비가동률·시간 낭비 감소
- 가동중지 원인 찾아 수리 원활
- 하반기 로봇·센서 등 도입기로
밸브는 도시가스, 수돗물 등 유체(流體)의 양을 조절해주는 중요한 필수품이다.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밸브는 더 정밀함을 요구한다. 혹시라도 가스 등이 세게 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지역에서 이런 산업용 가스 밸브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 부산 강서구의 영도산업이다. 화재 현장에서 화염과 맞서 싸우는 소방관들이 맨 산소통에 들어간 밸브는 대부분 영도산업의 제품이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밸브 등 200여 종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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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에 있는 영도산업 스마트팩토리 내부 모습. 1974년 설립된 영도산업은 산업용 가스 밸브 등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전민철 기자 |
지난달 26일 영도산업에서 이광호(58)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금 5000만 원을 받아 밸브 생산 공장에 스마트 공정을 도입했다. 이 대표와 함께 둘러본 스마트팩토리에서는 대형 모니터가 가동 중인 설비와 그렇지 않은 설비를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이 대표는 “15개월 정도 스마트팩토리를 운영 중인데 아직 초기 단계다. 단계적으로 스마트 공정을 도입 중이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올리고 불량률 낮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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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산업 이광호 대표가 지난달 26일 본사 사무실에서 스마트 공정이 도입된 제조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스마트 공정이 도입되기 전에는 공장 내 모든 공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없었다.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물류나 재고 파악은 모두 수기로 이뤄졌다. 완성품이 만들어져도 각종 부품의 이력을 추적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불량 제품이 나오면 여러 시기에 걸쳐 입고된 부품 중 어느 게 잘못된 것인지 알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원자재 및 부품이 바코드로 입력돼 제품 완성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당연히 생산성이 향상됐다. 시간당 밸브 제품 생산량은 19.5개에서 20.8개로 높아졌다. 또 종전에는 모든 과정을 수기로 처리하다 보니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낭비하는 시간 없이 다음 공정으로 제품을 보낼 수 있다. 애초 36.5분 동안 시간이 지연됐지만, 이제는 14.3분으로 확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공장 설비의 비가동률이 떨어지고 불량률도 감소했다. 이런 정보들이 취합되면서 완성품의 이력 관리까지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공장 설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제조 설비가 멈추는 이유를 분석한 자료가 데이터로 쌓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가동이 중지된 원인을 찾아내 각종 장비의 수리 및 교체를 원활하게끔 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불량품이 나와도 모르고 쭉 생산해 판매까지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가 확 줄었다. 또 실시간으로 제품 생산 목표량과 달성량을 점검할 수 있어서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공정 차근차근 도입
부산이 고향인 이 대표는 1974년 설립된 영도산업을 1989년 인수했다. 지인이 집안 사정 등으로 영도산업을 운영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이 대표가 덜컥 인수한 것이다.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전혀 다른 분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30여 년의 세월 동안 밸브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전문가 수준까지 실력을 키웠다. 사업 초기 연간 매출액 20억 원 수준의 회사는 지난해 기준 226억 원까지 성장했다.
이 대표는 “분야는 달랐지만 오랜 세월 노력하니 자연스레 잘 알게 됐다. 스마트팩토리는 5년 전부터 매체에서 자주 소개돼 알고 있었다.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었는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스마트 공정을 도입했다”고 이야기했다.
영도산업은 앞으로 단계를 세분화시켜 스마트 공정을 차근차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고도화 작업에 들어간다. 밸브를 만드는 공정상 라인마다 로봇, 센서 등이 다 부착되어야 한다. 영도산업은 추가로 30억 원 정도의 대규모 투자를 고심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성상 한꺼번에 큰 비용을 투자할 수 없어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공장 설비와 스마트 공정의 결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공장 설비에 부착된 센서, 프로그램 등이 데이터로 쌓여 활용되려면 호환이 잘돼야 한다. 영도산업은 우선 100여 개의 조립 설비 중 10곳에만 센서를 부착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아주 걸음마 단계의 스마트팩토리다. 설비마다 로봇이나 센서 등을 다 부착하려면 큰 비용이 든다. 회사 사정에 맞게 차근차근 스마트 공정을 도입해 제품의 품질을 향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