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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를 찾아서 <3> 부곡스텐레스

열처리 공정 빅데이터 수집 … 소기업 스마트화 연구개발 주도

  • 김진룡 기자 jryognk@kookje.co.kr
  •  |   입력 : 2018-04-10 18:52:4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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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작년 가스 밸브 자동화 도입
- 위험 줄이고 생산성 효율 높여
- 연구 전문 회사 ‘리녹스’ 설립
- 지역 소기업 상향 평준화 노력
- 블록체인 접목 연합체 목표도

부산 강서구의 철강소재 제조업체인 부곡스텐레스 직원 4명이 13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독일 출장을 떠난다. 해외 시장 탐방과 현지 전시회 참가 외에도 독일 스마트팩토리 업체 방문이 주된 목적이다. 28명의 직원이 일하는 작은 기업이지만 스마트공장 구축에서는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곡스텐레스 홍완표(69) 대표는 1983년 회사를 설립한 뒤 철강 유통 중심의 사업을 진행했다. 2002년 장남인 홍성박(43) 부대표가 합류하고 본격적으로 철강소재 제조기업으로 거듭났다. 2007년에는 홍 대표의 막내 아들 홍성규(38) 이사가 오면서 스마트 공정까지 구축 중이다. 부곡스텐레스는 2016년 부산시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단계의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홍 대표는 “다른 자식들은 부모의 사업을 이어받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리는 아들들이 잘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해 50인 이하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부곡스텐레스 직원들이 지난 6일 오후 부산 강서구 본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부곡스텐레스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위험 줄이고 효율 높여

부곡스텐레스는 우선 열처리 공정의 가스공급 시스템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스테인리스의 경우 500, 600도의 온도에서 산소와 접촉하게 되면 고온 부식이 발생한다. 부식이 일어나면 스테인리스 고유의 빛깔을 잃고 탁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질소 등 가스를 넣어 준다.

스마트 공정을 도입하기 전에는 가스 공급을 위해 수작업으로 30여 개의 가스 밸브를 조절했다. 사람 손으로 해당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실수가 나면 생산성이 떨어졌다. 또 가스를 직접 다뤄야 해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부곡스텐레스 홍성규 이사가 지난 6일 부산 강서구 본사에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공장관리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하지만 스마트 시스템 도입으로 이제 30여 개의 가스 밸브는 자동으로 조절된다. 부곡스텐레스는 자동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료수집까지 진행 중이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열처리 공정에서 최적의 가스공급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다품종 소량 생산 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나가고 있다. 홍 이사는 “여러 가지 공정이나 제품의 형상이 바뀔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데이터다. 단순 사람을 줄이는 형식의 자동화 공정과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스마트 공정은 완전히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기업에 맞는 스마트팩토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2016년 리녹스라는 자회사도 설립했다. 홍 이사가 이끄는 리녹스는 연구 전문 기업이다. 동아대에 비즈니스 센터를 두고 사상구에는 연구개발(R&D) 센터가 있다. 리녹스는 스마트팩토리 등을 연구해 지역에서 비슷한 처지의 뿌리 소기업을 함께 상향 평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 이사는 “중국에서 저가 제품을 몰고 올 경우를 대비해 만든 회사다. 작은 기업도 연구개발로 스마트 공정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까지 접목

   
홍완표 대표.
부곡스텐레스는 스마트공장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까지 꿈꾸고 있다. 블록체인은 블록을 잇달아 연결한 모음을 말한다.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 확정된 거래 내역이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홍 이사는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스마트공장에 접목하게 되면 소기업끼리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조성된 소기업 연합체는 우리 같은 업체 경쟁력을 강화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소기업끼리 연합체를 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품질 표준화와 납품 단가는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납기일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곳에서 납기일을 어기면 전체적인 그림이 엉킨다. 부곡스텐레스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이 공개되는 블록체인 기술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소기업 연합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홍 부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대기업의 탑다운 방식을 벗어나 협력 업체 사이의 갑을 관계마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조금 뒤처지는 업체가 있으면 기다려주는 등 격려해 소기업끼리 연합체는 물론 공동 브랜드까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부곡스텐레스와 자회사인 리녹스는 이런 큰 그림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한 부산 신기술 창업 박람회에서 ‘대강살기(대한민국에서 강소기업으로 살아남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른 소기업 대표들과 연합체 구성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다. 지역 소기업이 더불어 살기 위한 첫걸음이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g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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