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엔진 부품 도금 공정
- 작년 8월 스마트팩토리 도입
- 전산화된 데이터로 불량 해소
- 완성차 업계 인증평가 수월해져
- 운반·건조용 로봇 도입 검토도
지난달 28일 부산 강서구의 도금 전문업체 경일금속.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이 도금 공정을 마치고 납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당 자동차 부품은 자동화 공정을 통해 도금처리 됐다. 공정에 필요한 약품의 양, 작업 온도 등은 지난해 8월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스마트팩토리로 해결했다. 전산화된 데이터가 최적의 도금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 공정을 도입한 후 제품의 품질은 훨씬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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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일금속 직원들이 지난달 28일 부산 강서구의 본사에서 스마트 공정이 적용된 설비로 일하고 있다. 경일금속은 지난해 8월부터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도금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종전에는 직원들이 공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서식에 맞춰 손으로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사람의 실수가 있으면 불량률이 높아졌다. 당연히 납품받는 1차 협력업체나 완성차 업계에서 좋아하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걱정을 털었다. 자동화 공정과 더불어 스마트팩토리로 품질을 끌어올렸다. 경일금속 박평재(61) 대표는 “자동차부품 업계가 최근 완성차 업계 부진으로 힘들지만 이럴 때일수록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스마트 공장 시스템에 맞게 도금 공정 설비를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때마다 과감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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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회사 박평재 대표. |
박 대표는 1985년 경일금속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아령·바벨 등 운동기구 도금을 전문적으로 했다. 1998년 당시 외환위기로 모두가 투자를 꺼리던 때 박 대표는 공정 설비에 추가 투자해 자동차 부품 도금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매출이 자동차 부품에서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완성차 업계의 판매가 부진해지자 다시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했다.
정부로부터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5000만 원을 지원받고 추가로 이에 맞는 설비를 갖추기 위해 25억 원을 투자했다.
스마트 공정의 도입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퇴근 시간이 2시간 정도 빨라진 것이다. 보통 밤 10시까지 잔업을 해야 일이 끝났는데 이제는 오후 8시면 일이 끝난다. 지난해 완성차 업계 부진으로 납품 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스마트팩토리가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품질이 좋아지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한 자동화 공정이 바탕이 돼 가능한 일이다. 스마트 공정을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팩토리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회장을 맡았던 박 대표는 주변 기업체 대표들에게 스마트 공장 운영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2003년부터 부산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으며 주변 업체에 소개를 계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빨리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 정도 더 사업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스마트 로봇도 도입 검토
스마트한 도금 공정으로 완성차 업계 요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제품을 주로 납품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가 2, 3차 협력업체의 인증평가(SQ) 등급을 강화하고 있다. SQ 등급은 자동차의 고기능화와 전자 시스템 증가에 따른 전기전자 업종의 품질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S A B C 등급 중 B 등급 이상이면 제품을 납품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A 등급을 요구하는 추세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한 협력업체는 A 등급을 받기 수월하다.
박 대표는 “완성차 업계에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원한다.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 스마트팩토리 공정이다”면서 “전산화된 빅데이터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낸다. 앞으로도 자동차부품을 계속 납품하려면 시대 변화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일금속은 스마트 공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로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부품을 도금 처리한 뒤 운반하거나 건조할 때 대형 도금용 걸고리를 사용한다. 제품이 매달린 도금용 걸고리의 무게는 최소 20㎏ 정도다. 해당 걸고리를 계속 들고 움직이려면 성인 남성이라도 힘에 부친다. 국내 노동자는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도 꺼리는 작업이다. 이런 부분을 스마트팩토리로 해결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일감이 많을 때 라인을 새로 까는 등 투자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조금 물량이 적을 때 하는 게 좋다. 스마트팩토리를 선도해야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경남 거제가 고향인 박 대표는 항해학을 전공했다. 항해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그는 1978년 부산에 있던 매형의 회사에서 도금 영업을 시작으로 표면처리 업계에 뛰어들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