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없이 압력으로 강철 성형
- 냉간단조 기술 국내 수위권
- 건물 내진설계 강화 미리 예측
- 내구성은 높이고 비용은 절감
- 나사타입 철근 연구개발 박차
- 내년엔 해외시장 개척 본격화
냉간단조 기술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강철에 열을 가해 가공하는 열간단조와 대비되는 기술로, 열 없이 강철을 성형하는 것이다. 철에 압력을 가해 소재의 내구성을 끌어올리고 원하는 형태로 만들므로, 압력의 세기와 성형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부산 강서구 소재 ㈜호창MF는 냉간단조 분야 기술에서 국내 수위권을 다투는 기업이다.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기술력을 쌓은 업체로,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벗어나 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접목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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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호창MF 공장에서 직원들이 정밀 기계를 활용해 제품의 강도를 시험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자동차 부품 ‘알루미늄’ 시대 열다
1994년 설립된 호창MF는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냉간단조 기술력을 쌓았다. 열간단조는 철과 탄소 섬분이 들어간 강재에 열을 가해 대규모로 성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밀도는 떨어진다. 반면 냉간단조는 많은 양을 성형할 수 없지만 정밀한 가공을 할 수 있다. 과거 기술력이 부족했던 시기에는 강재를 깎는 등 가공을 통해 치수를 억지로 맞췄지만,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기계에 수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압력을 가해 강재를 성형하는 수준의 기술 진보를 이뤘다. 특히 다양한 금형 작업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금형 해석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하며 금형 결과치를 미리 예상할 수 있어 원활한 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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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창MF 홍의호 이사. |
호창MF는 수년 전부터 자동차의 경량화 추세에 맞춰 자동차 부품군을 강재에서 알루미늄으로 전환을 시도해 성과를 거뒀다. 알루미늄은 강재 무게의 3분의 1에 불과해 차량의 연비를 늘리고 무게를 줄인다. 차량 회전시 좌우 바퀴의 회전수를 조절하는 ‘디퍼렌셜(Differential)’ 케이스는 이미 알루미늄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이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는 베벨기어와 리액션 커리어도 알루미늄 소재 전환을 앞두고 있다. 호창MF는 이들 부품의 일체화를 통해 판매망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호창MF 홍의호(50) 개발영업이사는 “그동안 알루미늄은 가열로 성형해 냉간단조의 영역이 아니었다”며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단조에 성공해 정밀한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상하로 움직이는 압력을 좌우로 바꾸면서 더욱 다양한 형태와 정밀함을 지닌 톱니 가공 기술을 터득했다. 호창MF는 이 기술을 차량 변속기용 도그 클러치에 적용해 전 세계 2400억 원에 달하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호창MF 홍의창(54) 대표는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기술을 쌓았다”며 “성형 해석 작업이 가능해지며 기술 개발 영역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서 건설산업으로
홍 대표는 10년 전부터 부산대 이광오 교수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호창MF는 철저히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며 “소재의 정밀함을 무기로 최근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호창MF가 주목한 분야는 건설에 쓰이는 철근이다. 철근은 크게 대나무 형태의 ‘뱀부(Bamboo)’ 타입과 나사 타입으로 나뉘는데, 국내 건설시장은 99%가량이 뱀부 타입의 철근을 사용한다. 호창MF는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내진설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 나사 타입의 철근 커플러 개발에 들어갔다. 커플러는 철근과 철근 사이를 잇는 부속품이다. 홍 대표는 “건물이 높아질수록 철근 사이의 연결이 중요하다. 나사 타입의 철근을 활용해 철근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우선 뱀부 타입 철근과 크게 다른 점은 철근 끝을 나사 형태로 가공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호창MF는 커플러 자체에 고도의 냉간단조 기술을 적용해 커플러 외부에서 내부로 압을 가해 나사 형태의 커플러를 만들었다. 철이 압력으로 밀려나면서 내구성은 더욱 올라갔다. 특히 나사 형태의 커플러가 만들어지면서, 콘크리트와의 결합 부위도 넓어져 건물도 훨씬 안전해진다. 철근을 연결하기 위해 가공해야 하는 뱀부 타입 철근과 달리, 나사형 철근을 사용할 경우 가공 비용이 들지 않아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이 기술은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가 예산 1억9500만 원을 지원해 지난 6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홍 대표는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뱀부 형태를 사용하고 있어 아직 시장성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건축 설계에 따른 정밀성을 커플러 사용을 통해 이룰 수 있어 활용도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창MF는 내년부터 수출 관련 부서를 만들어 미국·중국·일본 등으로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