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버너 넣어도 폭발 않는
- 안전한 코팅지 개발 성공
- 온난화 주범 ‘하론 1301’ 대체
- 친환경 휴대용 소화기 군납
- 터널 화재 예방시스템 특허
- 군용 요격무기 부품개발 온힘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친환경 물질을 사용한 소화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소화기에 들어가는 지구온난화 1급 규제 물질로 지정된 ‘하론1301’ 사용이 2010년부터 금지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불이 확산되기 전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는 ‘시스템 소화기’를 개발한 ㈜아산정밀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에 위치한 아산정밀의 3차원 측정실에서 직원이 소방 부품의 정밀도를 검사하고 있다. 민건태 기자 |
아산정밀의 시스템 소화 장치는 개발 당시 일부 언론으로부터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는 의혹을 받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 정부로부터 ‘안전’ 진단을 받으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서게 된다.
아산정밀 전태구(53) 대표는 “대기업이 하는 사업에는 절대 뛰어들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안전 패러다임 바꾸다
 |
| 아산정밀 전태구 대표. |
지난 12일 방문한 아산정밀 전 대표의 개인 사무실. 손때가 묻은 코팅지가 눈에 띄었다. 이 코팅지는 아산개발이 개발한 것으로, 외부의 열을 차단하고 내부의 열은 밖으로 배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 대표는 이 코팅지를 머리 크기로 둘둘 말아 수시로 머리에 쓰며 활용처를 생각했다. 전 대표는 이 코팅지를 가스버너에 넣어 ‘절대로’ 폭발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 대표는 “가스버너 폭발로 인한 사망 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 코팅지를 부탄가스에 두르면 결코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너에 비해 과도하게 큰 불판을 사용하게 되면 열이 부탄가스 부위에 집중되게 되므로, 이 코팅지로 외부의 열을 차단하는 한편 내부의 잔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것이다. 코팅지는 단 돈 1000원이면 살 수 있다.
아산정밀의 연구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0년 소화기에 들어가는 소화 물질 ‘하론1301’ 생산 공정이 전면 국내에서 금지되면서, 아산정밀은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 소화 물질 ‘노벡1230’을 이용한 휴대용 소화기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이 소화기는 군수품으로 납품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시스템 소화기’다. 이 소화기는 차량 또는 건물에 설치하면 불이 난 뒤 확산하기 전 2초만에 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역시 ‘노벡1230’을 활용한 친환경 소화기다. 이 소화기 개발로 아산정밀은 앞으로 안전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아산정밀이 공개한 실험 영상에서 불이 사람의 얼굴 높이로 크기 전 자동으로 소화 물질이 강력하게 분사돼 소화에 성공했다.
전 대표는 “광학 센서를 개발해 열의 지속성과 크기를 동시에 측정해 화재가 번져 인명·재산 피해로 확산하기 전에 재빠르게 소화되는 시스템”이라며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존의 소방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0.002초 만에 화재를 인식하고, 2~3초 내 화재 진압을 하는 구조다.
시스템 소화기는 개발 완료 당시인 2010년부터 국내 일부 언론사로부터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제품의 상용화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 소방기술을 망라하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용역에서 독성물질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지난 11일 국민안전처에서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 보증을 받아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아산정밀은 로봇을 활용한 터널내 화재 예방 시스템 기술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이 기술은 터널내 화재가 발생할 경우 로봇이 투입돼 소화하는 장비다. 터널이 막혔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전 대표는 “엔진이 과열된 이후 화재가 발생하지만, 이는 폭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로봇을 투입하게 되면, 소방차가 올 때까지 로봇이 지속적으로 소화를 하며 화재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중요
전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산정밀은 한국산업단지 부산본부로부터 자금 1억8750만 원을 지원받아 친환경 소화약재를 활용한 휴대용 소화기 개발에 성공했다.
전 대표는 “산단공은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연구개발 자금은 종류도 많고 차고 넘친다”며 “이를 잘 활용해 실패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전 대표는 “기술 개발을 하더라도 시장이 인정치 않으면 실패다”며 “항공기 부품에 수억 원을 쏟아 부어 기술 개발을 완료했지만, 정작 미국 기관에서 승인이 나지 않아 실패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아산정밀은 로봇을 활용한 소화 시스템은 물론, 군용 요격 무기 관련 부품 개발 등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전체 50명의 직원 가운데 무려 12명이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 대표는 군수물품을 주로 공급하는 미국에 군수품을 역수출하겠다는 포부를 꿈꾸고 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