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시트 간격 0.005㎜까지 줄여
- 볼밸브 가공기술 선진국 앞 질러
- 수입품 가격의 80% 정도 수준
- 국내 산업계 영업이익 개선 기대
- 1만여㎡ 규모 사우디 공장 준공
- 연구개발서 제조업체로 탈바꿈
독일과 일본 제조업의 최대 강점인 정밀함을 부산 지역 업체가 극복했다. 산업용 볼밸브 가공 기술을 10년 동안 연구한 끝에 이뤄낸 성과다. ㈜케이에스티플랜트는 초정밀 산업용 밸브 기술을 토대로 연간 수조 원에 이르는 산업용 볼밸브 수입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와 선박은 물론, 반도체 등 폭넓은 산업군에 적용될 전망이다.
정부 기관의 지원도 이 업체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는 대기업 보유 기술을 케이에스티플랜트에 이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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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정관읍 소재 케이에스티플랜트 공장에서 직원들이 표면열처리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표면열처리장치는 볼트와 너트 등 주요 부품의 부식을 막기 위한 장비다. 서순용 선임기자 |
■초정밀 가공기술 국산화
케이에스티플랜트 김성태(61) 대표는 10년 동안의 노력 끝에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이 보유한 볼밸브 가공 기술 영역을 뛰어넘었다. 볼밸브 가공 기술은 볼과 시트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간격이 줄어들 수록 볼밸브 움직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기와 유체의 누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이탈리아·독일·일본·프랑스·스위스 업체가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볼밸브 가운데 가장 격차가 적은 곳은 미국으로, 0.01㎜ 오차 범위에서 가공하고 있다.
케이에스티플랜트는 이를 뛰어넘어 0.005㎜ 오차 이내 가공에 성공했다. 특히 1인치 크기의 볼밸브는 0.002㎜ 오차까지 줄였다.
현재 볼밸브 수입 시장 규모는 연간 5조 원에 이른다. 케이에스티플랜트는 올해 기술 개발에 이어 가공까지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볼밸브 국산화 작업의 초석을 다졌다.
김 대표는 “조선소 공급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가격은 수입품의 80% 수준으로 국내 산업계의 영업이익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볼밸브 부문의 국산화가 열리면서, 납기일을 맞추거나 A/S 기간 단축 등 선박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특수 선박 한 척에 들어가는 볼밸브만 150억 원 규모로, 국산화가 이뤄질 때의 시장 규모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에스티플랜트는 볼밸브 이외에도 볼트와 너트 등에 코팅 기술을 적용해 부식이 되지 않는 기술도 개발했다. 탄소 대신 크롬을 입히는 기술로 표면 경도를 포기하는 대신 부식 진행 정도를 줄여 해양플랜트와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사우디·중국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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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에스티플랜트 김성태 대표. |
김 대표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 금속업체 등을 두루 거치며 부품 관련 기술을 익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공 기술을 7년 동안 연구한 끝에 지난 2014년 케이에스티플랜트를 설립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기술 출자해 20%의 지분을 가진 연구소 기업이다.
케이에스티플랜트는 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제조업체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기장군 정관읍 소재 공장을 시작으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생산 공장을 짓는다.
사우디 공장은 올해 1만6000㎡(4840평) 규모의 공장이 준공된다. 이 공장은 볼밸브 제조는 물론, 부식이 되지 않는 볼트와 너트 전반을 생산해 사우디 현지 업체에 공급한다.
중국과의 합자회사도 출범한다. 김 대표는 “중국 강소성에 현지 기업과 합자회사를 출범해 기술을 제공하고 생산은 현지 공장에서 담당한다”며 “공장 건립 비용까지 중국 측에서 부담하기로 해 빠른 시일내 공장이 들어설 전망이다”고 밝혔다.
■대기업과의 연계 강화 중요
케이에스티플랜트가 연구개발 업체로 시작해 제조업체로의 전환을 이루기까지 관련 기관의 네트워크 지원이 이뤄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는 대우조선해양기술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케이에스티플랜트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산단공은 기술이전료와 사업화 지원 등 2억7000만 원의 자금을 지원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사이의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보유 기술을 기존 기술과 접목해 국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 조선소와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내년 매출 100억 원, 5년 내 25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